"고맙다, 비싼 고속철" 고속버스 승객 몰려

입력 2004-04-08 13:37:28

90년대 들면서부터 자가용과 철도에 밀려 이용객이 급격히 줄었던 고속버스가 고속철 개통 이후 승객이 오히려 느는 '기현상'을 보이고있다.

고속철보다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은데다, 고속철때문에 국내선 여객기의 운항이 크게 줄면서 인천공항의 국제선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고속버스로 몰리기 때문이다.

대구~인천공항 간 리무진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아진.경북고속은 하루 8편이던 버스 운행을 고속철 개통에 대비, 지난달 말부터 10편으로 늘렸는데 승객들이 증가 추세에 있어 또다시 증편을 고려하고 있다.

아진.경북고속 관계자는 "대구~인천공항 간 리무진 버스는 소요시간이 4시간30분이나 되고 출발 시간대가 새벽과 오전에 집중돼 있는데도 평균탑승률이 70%에 이르고 있다"며 "게다가 주말 등 수요가 집중되는 날은 일주일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좌석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인천공항 간 항공편이 하루 1회에 불과한 데다 대구~서울간 운항 편수도 예전보다 70%나 줄었기 때문. 이에 따라 많은 짐을 갖고 이동하는 국제선 승객들이 고속철이나 운항 편수가 턱없이 부족한 김포행 항공기를 이용하느라 불편을 겪기보다는 곧바로 인천공항을 자주 오가는 리무진 버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대구~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도 고속철 개통으로 경쟁력이 오히려 높아졌다.

고속철의 비싼 요금이 크게 부담되는 데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의 운행은 크게 줄자 대체 교통편으로 고속버스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 게다가 상습 지.정체 구간이던 경부고속도로 대구~구미 구간이 확장돼 대구~서울을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3시간30여분으로 단축된 것도 고속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고속버스 업계는 보고 있다.

고속버스 관계자들은 "고속철이 개통되면 고속버스 승객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지장이 없다"며 "주말에는 고속철 개통 전보다 오히려 승객이 늘어났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서울 간 고속버스는 7개 회사에서 하루 66편을 운행하고 있으며 요금은 우등 1만9천400원, 일반 1만3천100원으로 고속철의 각 56%와 38% 수준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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