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부터 실시되는 EBS 수능강의를 앞두고 방송시청을 위해 TV와 컴퓨터 등을 최신 사양으로 바꾸는 '울며 겨자먹기'식 지출이 늘면서 학부들의 가계부담이 늘고 있다.
또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 가입비, EBS 교재 구입비 등 추가 부담도 만만찮게 들어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추진되는 EBS 수능강의가 오히려 교육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부모 이모(43.여)씨는 고3 아들이 컴퓨터가 낡아 EBS 강의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불평하는 바람에 최근 200여만원을 들여 최신형 컴퓨터를 구입했다.
이씨는 "자식이 공부에 필요하다고 하는데 모른 체 할 부모가 있겠느냐"며 "큰 돈을 들여 컴퓨터는 샀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모(49.대구 대봉동)씨도 "TV 화질이 깨끗해야 학생들의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광고를 보고 새로 디지털 TV를 구입했다"며 "컴퓨터까지 최신형으로 바꿔주려면 당분간 음식비조차 줄여야 할 판"이라고 했다.
가전업계와 대형할인점, 홈쇼핑 등은 EBS 수능강의 발표 이후 컴퓨터, TV 등 '수능 상품 특가전'을 기획해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한 할인점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가전제품 판매가 EBS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TV나 LCD모니터, VTR 등의 경우 3월 이후 20~30%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BS 수능방송의 화질이나 인터넷 속도 등이 아직 미지수여서 수능강의가 시작된 후 새 제품을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TV나 PC 모니터가 크고 성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노린 상술"이라며 "컴퓨터의 경우 하드웨어는 펜티엄 Ⅱ급 이상, 운영체제는 윈도98 이상이면 수능방송 시청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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