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 불리는 고속철도 개통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고속철이 가져다줄 득과 실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고속철 개통은 도시 접근성을 월등히 향상시켜 첨단산업 유치나 산업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과의 거리가 단축, 접근이 용이해지면 오히려 중앙종속 심화를 급속히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이다.
지방분권특별법을 주도하고 DIKST, 한방산업클러스터, 방재센터 등 굵직한 사업 유치에 분주한 대구.경북으로서는 고속철의 파급효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고속철 개통이 가져올 우선적인 효과는 교통적 측면이다.
전국을 '하루 생활권'에서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고 광역 도시들의 출퇴근 권역이 확대됨에 따라 인구의 재배치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 김천과 경주.울산역의 고속철 정차는 2010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그동안 영남권의 유일한 중간 정차역인 대구는 각 지방을 이어주는 연계교통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2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2010년에는 김천.구미.경주.울산 등지에서 대구로의 이동 시간이 30분대로 줄어 경북내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인구의 전.출입이 활발해지고, 생활 형태의 변화도 몰고 올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대구 구간은 고속철의 평균 시속이 300km에 이르면서 수도권과의 시간 단축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고속철이 장밋빛 전망만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기반이 미약한데다 관광.레저 인프라 역시 다른 도시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어서 수도권이나 부산 경제권에 침식, 현재 갖고 있는 '내륙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마저 상실하고 중간 정차역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은 탓이다.
정부관계자들조차도 "수도권의 입지적 우위성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는 고속철 개통이 수도권의 중추관리기능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국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 있는 82개 기업 중 3개 기업만이 고속철도 개통 시 지방이전 의사를 밝혀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2시간 이내로 단축되면서 사람들의 이동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해소되고, 생활권이 확대되면서 의료.법률.교육 등 전문 서비스 분야와 문화.레저에 이르기까지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서울 유수 병원들의 공세가 본격화될 것에 대비, 병원 홍보기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학원들도 서울의 유명 강사진의 출강에 대비해 '얼짱' 강사를 초빙하고 강의의 질을 높이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같은 수도권 집중현상은 '스트로 효과'라고 불리는데 일본 신칸센의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다수의 색깔없는 중.소 도시들이 도쿄권으로 그 기능이 흡수되면서 몰락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던 것.
최상철 서울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구는 수도권에 흡수될 것이냐, 아니면 경북과 경남 북부지역을 흡수해 새로운 내륙중심지로 비상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구미.김천권과 관광.항구도시의 강점을 가진 경주.포항권에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결국 지방의 경쟁력은 어느 도시가 좀더 매력적인 인구.산업 유인책을 제시하느냐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대구가 추진중인 각종 시책사업들과 더불어 국제이벤트 유치 등에 총력을 기울여 찾을 만한 도시, 색깔있는 도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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