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논단-경쟁력 없는 교육은 바꾸어야 산다

입력 2004-03-23 14:08:34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한국의 교육제도 특히, 대학 교육제도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주로 경제계에서 오는 많은 의견은 지금의 교육제도로서는 2만달러 소득 달성은 불가능하며 우리 경제가 침체를 면하기 위해서는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바람이란 우리의 교육 시장을 개방해 외국의 교육과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우리 교육의 체질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교육전문가가 볼 때에 한국의 대학교육은 제조업 시대에 맞는 교육제도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똑같은 기준으로 공부하고 검증하는 수능시험을 거쳐 같은 형의 인간을 양산하며, 대학교에서도 다소 현실과 떨어진 주입식 강의로 일관하는 우리 교육은 창의성이나 모험성을 기르는 곳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의 교육방식은 기율과 일관성을 중시하는 제조업 사회에는 적절할지 모르나 한국에 있어서 제조업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보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다.

외국인이 보는 우리가, 우리가 보는 우리보다 더 객관적일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중국이 우리 임금의 5분의 1 또는 8분의 1의 수준으로 우리와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중국의 기술수준은 하루가 무섭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제조업 속에서 전략의 수정안으로 일부 고지를 재탈환할 생각을 아예 버려야 한다.

수 일전 우리의 교육에 관한 세미나에서 한국의 세계적 기업 총수가 직설적으로 우리의 교육제도를 질타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외국대학의 박사는 능력이 있어서 대어에 해당되는데 반하여 한국 대학의 박사는 잡어에 해당되며 한국의 대학졸업자는 기업에서 3, 4년을 다시 훈련해야 현장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서술이다.

이에 대하여 교육부의 고위관리는 교육시장을 개방하는 것만이 답이 되지 못하며 한국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려면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문제는 교육에 누가 투자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국가투자의 조기 실현성이 크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민간에서는 경쟁이 있고 그 경쟁을 통하여 양질의 교육이 시장에 제공될 수 있을 때 구매자가 나오고 또한 이에 따른 투자자가 나올 것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누구인가가 시작할 것으로 보고 그 때까지 현제도를 무작정 그대로 유지하고 지낼 수는 없다.

그러면 지식산업시대에 있어서 우리는 어떤 교육제도를 가져야 하는가? 지식산업시대에 있어서 우리는 아이디어로 남에게 앞서는 창의적이면서 그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이끌어가는 모험적인 사람을 필요로 한다.

제조업시대에서는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디어는 생산설비가 있고 원료가 있는 곳에서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산업시대에는 그 생산설비가 사람의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지식산업 노동자는 컴퓨터만 있으면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다.

특출한 지식산업 노동자가 직장을 떠나면 그는 몸만 가는 것이 아니라 생산설비까지도 떼어가는 것과 같다.

따라서 지식 노동자는 피고용원이 아니다.

사업주와 동업자의 관계에 서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많은 직장이 인도로 이전하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국세청이 납세자에 관한 산더미 같은 자료를 자신들이 정리하지 않고 인도로 보내어 인도의 정보처리 전문가로 하여금 정리하게 하는 경우다.

미국 국세청 직원은 인건비가 월 4천달러인데 반하여, 인도 직원은 월 1천달러로 같은 일을 해낸다.

이렇게 해서 연간 수십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인도에 빼앗기고 있다.

그리고 이 추세는 확대될 것이다.

우리의 제조업이 중국으로 건너가는 데는 시설과 투자 그리고 마케팅 기술 등이 패키지가 되어 함께 옮겨 가야 되겠지만, 우리의 지식산업 일자리가 중국이나 인도로 옮겨가는 것은 훨씬 쉽게 그리고 빨리 일어날 것이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교육은 과감히 고치고 바꾸어 나가야 된다.

교육 개방을 반대하는 우리의 대학교수들이 칠레와의 FTA를 반대하는 우리의 농민과 같은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 우리는 시간이 있을 때 과감히 교육시장을 개방하면서 아울러 아이디어와 모험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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