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결혼시즌에 즈음하여

입력 2004-03-23 08:53:19

우리 조상들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상생의 조화를 중시해 왔다.

이러한 우주관은 지금도 우리 생활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결혼관에 대하여 알아보자.

결혼은 두 남녀가 새 가정을 이룸과 동시에 후세를 잇게 하는 성스러운 임무를 조상으로부터 부과받은 의식이기도 하다.

즉 결혼하는 당사자들의 행복한 삶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영원성을 추구하는 생물학적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일단 혼담이 성사되면 제일 먼저 결혼날짜를 잡아야 하는데 신랑집에서 신랑의 사주단자를 신부집에 보낸다.

사주단자를 받은 신부집에서는 신랑의 사주와 신부의 사주를 고려하여 혼례날짜를 잡는다.

사주단자를 왜 주고받을까? 이는 신랑.신부 각자가 가진 신체적 정신적 역량을 상승시킬 수 있는 날과 시간을 정하기 위해서다.

좋은 합방시간을 맞추어 주기 위해서 신방에 주안상을 차려주어 신랑 신부간에 격식과 낭만의 조화를 유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훌륭한 자녀가 잉태되도록 어머님은 물론이고 시어머님까지 삼신할미께 기도하는 등 정성을 다하였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데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뿐 아니라 자연의 기(氣)도 함께 보태자는 지혜와 염원을 가졌다.

이것이 비록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더라도 결혼하는 당사자들에게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각기 다른 집안에서 태어난 청춘 남녀가 난생 처음으로 한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갈등요소가 얼마나 많을까.

그때마다 성스러운 결혼의식은 가정의 위기를 극복해 주는 버팀목이 될 것이고 온 가족의 지극한 정성으로 태어난 자녀들은 스스로 자긍심과 사명감을 갖기 때문에 인성교육을 많이 받지 않더라도 훌륭한 인물로 성장할 것이다.

부부간에는 화목하되 격식이 있어야 하고 올바른 자녀양육을 위하여 부모가 먼저 정성을 다하며 자녀 스스로 인성함양을 유도했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적 결혼관이자 가정윤리였다.

새봄은 결혼시즌인 만큼 전국의 부모들에게 호소해본다.

자녀들에게 우리의 전통적 결혼관 가족관을 심어주자. 건전한 가정과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기 위해….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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