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고속철'...새 문화 패키지 '눈길'

입력 2004-03-22 08:55:12

'앉아서 표 팔리기만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관객층 개발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각종 '문화마케팅'이 문화계에서 잇따라 시도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사진)을 공연하는 국제오페라단(단장 김진수)은 고속철 탑승과 오페라 관람을 묶는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문화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한국고속철도(KTX)가 판매하는 이 상품은 고속철도가 개통되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부산-서울간 왕복 특실 탑승권(12만6천원)과 '나비부인' 관람권(문화익스프레스석 25만원), 신 서울역사내 중식당 식사권(4만원)을 묶은 원스톱 문화관광 패키지로 25만5천원에 하루 70석씩 한정 판매된다.

국제오페라단 측은 고속철 특실 2량(70석)을 '문화익스프레스 전용칸'으로 지정해 '나비부인' 무대와 유사한 느낌으로 내부를 꾸미고 공연자료를 비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오페라단의 이같은 시도는 고속철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가고 주5일 근무제로 여가 활동이 늘어난 것을 집중 공략해, 지방에 있는 문화 소비층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풀이되며 향후 유사한 패키지 상품의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권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로 부상하고 있는 통영국제음악제도 22일 개막하는 음악제 관람객에게 아시아나 항공권 20%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

할인 대상은 전화.인터넷을 통해 음악제 관람권을 예매한 관객들로 탑승일을 기준으로 20일부터 30일까지 김포-진주, 김포-부산 구간에 한해 적용되는데 항공권 할인을 원하는 사람은 음악제 관람권 예매번호로 항공권을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마케팅에 관한 한 대구지역 문화계는 낙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팸플릿, 포스터, 매체 및 인터넷 홍보 등 고전적인 형태의 마케팅에 매달릴 뿐, 고객층을 적극적으로 창출해 내는 시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고속철도가 일종의 '빨대' 역할을 해 문화시설.상업시설.교육기관 등을 이용하려는 인구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방 문화예술계로서는 고속철도의 출현이라는 환경 변화가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금동엽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기획팀장은 "마케팅 개념에서는 예술상품과 가격.유통.촉진 네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상품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관객을 끌어야 하는데 대구 등 지방의 경우 이 네가지 요소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해 문화마케팅도 활발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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