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직원도 동료" 백화점, 내부고객 챙기기

입력 2004-03-12 11:52:02

'내부 고객부터 챙기자'.경기침체로 백화점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들은 저마다 협력업체 사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백화점 사원들은 내부고객이자 매장에서 고객들과 직접 접촉하며 판매 매출을 좌우하는 중요한 '가족'이라는 것.

롯데백화점엔 최근 '직원 전용 출입문을 호텔 수준으로 고치라'란 특명이 떨어졌다.

현재 창고문 같은 출입구는 사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 또 이달부터 협력업체 사원들을 '동료직원'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동안 '판매사원→판촉사원→협력사원→동료사원'으로 바뀐 협력업체 사원들에 대한 명칭은 그들에 대한 백화점측의 입장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 사원들은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예전에는 백화점 직원들이 폭언을 하거나 강압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였는데, 요즘엔 그런 사례가 적발되면 당장 인사조치감"이라고 말했다.

또 백화점측은 노조사무실에 비디오, 책 등을 마련,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주고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등 사원복지에도 신경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측은 사원들과 대화의 장을 수시로 마련, 협력업체 사원들의 불만에 귀기울인다.

대구백화점은 매주 목요일 오후7시만 되면 점장을 비롯, 팀장, 사원들까지 삼삼오오 식품매장에 모인다.

이는 저녁장을 보기 위해서다.

백화점측은 식품매장에서 반찬거리를 구입하면서 판매현장의 애로사항과 개별 가정의 대소사를 자연스럽게 듣기 위해 매주 장보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직원 전용 계산대 마련, 공동구매 할인혜택, 퇴근 후 함께 영화보기 운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백화점 박병준 점장은 "간부나 일반 사원 할 것 없이 참가하고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분위기가 형성, 여러 가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백화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협력업체 간담회를 대규모로 열고 백화점 이미지 홍보에 주력했다.

매장에서도 일주일에 한두차례 팀장급 이상 직원들과 일반 사원들의 티타임이나 식사 시간을 마련, 판매상의 고충을 듣곤 한다.

또 백화점업계의 고질적인 병폐 중에 하나였던 '협력업체로부터 뒷돈 챙기기'를 근절하기 위해 수시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 협력업체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동아백화점 황보성 대리는 "사원들이 판매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이상 기업 혼자만 살 수 없으니 공생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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