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유서깊은 대구

입력 2004-03-09 09:17:52

문화재란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형 무형의 문화재를 총칭하는 말이다.

주변에서 대구에 자랑할만한 문화재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럼 대구에는 정말 문화재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사적 62호로 등록된 달성(達城)은 우리 나라에 현존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토성으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달성이 언제부터인지 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지금까지 '달성공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달성을 2천년 역사가 살아 숨쉬는 사적지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시민휴식공간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달성이란 이름 뒤에 공원이란 것이 붙었기 때문이다.

팔공산이 대구사람에게 진산(鎭山)이자 아버지의 산(부악.父嶽)이라면 달성은 어머니이의 터(모성.母城)이자 대구문화의 시발지라고 하겠다.

지금이라도 '달성공원'의 명칭을 '달성사적지'로 고치면 저절로 유서 깊은 도시가 된다.

이름 바꾼다고 돈 들어가는 일도 아니다.

시민 자긍심을 살리면서 시민 역사교육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더욱 가슴칠 일은 달성 안에 곰과 호랑이 굴을 파고 오리를 키운답시고 연못 아닌 곳에 연못을 만들면서 토성의 원형을 마구 훼손해 버렸다는 것이다.

대구 시민으로서 부끄러울 뿐이다.

빨리 동물원을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하고 성내 불필요한 건물들도 함께 철거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한 고증을 거쳐 성축 복원과 함께 우리 선대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성안 우물터와 군사 훈련장 복원 등 대대적인 정비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경상감영공원도 마찬가지다.

지방문화재 1호인 중구 포정동 일대에 위치한 경상감영은 서기 1601년에 설치되었다.

선화당이며 징청각이 안좌해 있는 경상감영은 조선시대 지방관아로써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고 있으며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곳도 사적지가 아닌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없는 문화재를 발굴하는 것보다 있는 문화재라도 잘 보존하고 사랑하면 유서 깊은 도시가 구현된다고 믿고 싶다.

이제부터라도 대구시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남석모(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기획과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