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사건 해결 '투캅스'

입력 2004-03-08 13:42:30

"따르릉" / "감사합…" / "우리 아이가 없어졌어요. 빨리 좀 찾아주세요".

포항 남부경찰서 생활질서계 가출인 담당 이정봉(43) 경사와 이정숙(26.여) 순경의 책상 전화기는 요즘 들어 불이 날 지경이다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수화기 반대편에서 다짜고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김없이 가출 또는 실종신고 전화다.

두 경관은 "전화만 오면 또 가출내지 실종신고인가 싶어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고 했다.

최근 들어 가출.실종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진 사례가 빈발하면서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신고 전화가 걸려오면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 부모와 함께 주변과 가출인이 가볼 만한 곳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인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와 전화연락 없이 친구집에서 놀다가 귀가시간을 잊었거나 가출신고 후 하루도 안돼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최근의 범죄행위에 부모들이 크게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최소한 3일 정도 귀가하지 않을 경우 가출.실종신고를 했지만 지금은 반나절도 안돼 경찰에 신고하는 추세로 변했다.

두 경찰관이 올 들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례도 100여회가 넘으며 접수된 건수도 54건으로 작년의 34건보다 늘었다

때문에 경찰도 범죄사실이 아닌 경우 허용하지 않는 통신수사의뢰를 단순 가출.실종신고에도 적극 활용해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유서를 남겨둔 채 집을 나간 장모(14)군을 통신수사를 활용해 8시간만에 찾아내 귀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들은 "가출.실종자가 발생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것"을 주문했다.

빠른 신고만이 최대한 빨리 찾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 인적사항과 연락처가 기재된 목걸이를 부착하고 다닐 것과 청소년들은 귀갓길과 등하굣길에 2, 3명씩 짝을 지어 다닐 것을 당부했다.

또 자녀들의 친구이름과 연락처 정도는 알아두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두 경찰관은 "가출.실종자 찾기에 심신이 지치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믿고 의지해주는 덕분에 힘든 것도 잊는다"며 "가출.실종자를 찾았을 때 그 보람은 말로 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최근 사회문제가 된 장기미아에 대한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 6일부터 '장기미아 전담반'을 운영한다.

3명으로 편성된 전담반은 8세 이하 장기미아가 발생할 경우 전담 추적수사를 벌이게 된다.

경찰청은 앞으로 각 경찰서에도 전담반을 설치, 조기에 미아 및 실종자 추적에 나서기로 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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