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3일 연 삼성상용차 설비 매각설명회에 국내외 13개업체가 참여, '삼성상용차 설비 인수전'이 예상밖의 다자간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설명회에는 중국.베트남 등 외국업체가 몰린 것은 물론, 일부업체에서는 세계적 상용차 메이커인 일본 닛산디젤과 제휴, '코리아모터 컨소시엄(가칭)'을 구성해 대구에서 상용차를 다시 생산하겠다는 의향까지 나타냈다.
대구에서 상용차 라인을 가동한다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에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 '삼성이 실패한 상용차'의 재가동은 어렵다는 반응이어서 최종 인수자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전 참여 업체 특성
설명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업체는 한서정공. 한서정공은 삼성상용차 설비 인수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상용차부품을 이곳에서 생산한 뒤 해외로 수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닛산디젤에까지 생산된 부품을 수출하는 한편 대구공장을 거점으로 닛산디젤의 트럭을 완성차 형태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자료 배포 등으로 활발한 홍보활동을 벌이는 KCA도 전직 삼성상용차 기술진 30여명이 모여 설립한 회사인 점을 내세워 인수 희망업체 가운데 두드러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삼성상용차 설비를 인수하면 중국으로 설비를 이전해 생산은 중국, 대구는 상용차 연구개발기능을 갖추는 체제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중국.베트남 등 외국 업체의 경우, 설비를 인수하면 현지로 가져가 상용차를 생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종합하면 대구 현지 생산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업체, 생산은 외국에서 하고 연구개발기능만 대구에서 하겠다는 업체, 생산설비 완전 해외 이전을 바라는 외국업체 등 3가지 유형으로 대별된다.
설명회에 참여한 13개 업체는 한서정공을 비롯해 KCA, 통일중공업, 영우통신, 대우자판, 기영산업개발, 한서부품, 안산중기ENG, 전북중량공사, 중국 거우, 중국 링보버드, 베트남 빔 등이다.
◇최종 인수자는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대구에서 다시 설비를 돌려 차를 생산해내는 것. 닛산디젤과 제휴한 한서정공의 계획이 이에 들어맞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잖다.
우선 국내 최고기업인 삼성이 실패한 상용차 사업을 어떻게 똑같은 장소에서 다시 시작,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것. 대구에서 설비 가동이 비현실적이라면 대구에서 연구.개발기능이라도 갖고 생산만 해외에서 하는 KCA식 인수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생산을 희망하는 KCA 역시 과연 중국이 연구.개발 기능을 대구에 두도록 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에 싸여 있다.
◇대구시 입장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에서 다시 상용차를 생산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가장 이상적인 안을 낸 한서정공의 경우,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닛산이 어느 정도 투자를 할 것인지 명확히 밝혀 검증을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22일 매각대상업체가 결정된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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