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클릭>확 바뀌는 봉산문화거리

입력 2004-02-23 08:58:57

'주말 오후, 가족들과 함께 대구 도심 나들이를 한다면?'

앞으로는 중구 봉산동 '봉산문화거리'로 나가봄직하다.

그동안 좁은 골목길에 화랑만 가득하고 조각품 하나 없이 '말로만 문화거리'였던 공간이 확 달라진다.

대리석이나 철판으로 만든 조형물과 벤치, 나무가 하나 둘 들어서고, 번듯한 문화회관도 조만간 문을 열 예정이다.

조각공원 거리를 조성해 동성로 상가 등과의 관광벨트화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무늬만 문화거리

대구 중구청이 지난 91년 지정한 '봉산문화거리'는 대구학원에서 남쪽으로 약 600m 구간에 화랑 20개, 고미술 상가 14개, 표구점 12개 등 48개 업소가 들어서 있다.

문화거리 입구에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등 장승 2개가 서있고, 맞은편 입구에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문화거리 중간쯤엔 '청소년 문화의 집'이 들어서 다양한 행사를 갖고 있다.

해마다 각 화랑을 주축으로 한 '봉산미술제'에서는 미술 전시회를 비롯해 풍물 한마당, 야외 음악회, 작가와의 대화, 행위예술, 조각전 행사가 펼쳐진다.

도자기 축제, 공예전, 초대전, 기획전 등도 상시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전시회 외에 대규모 전시.공연 행사를 열 공간이 부족하고, 문화거리도 현수막과 차량들만 가득 차 문화의 거리답지 않다는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문화향기 '솔솔'

조각공원 거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우선 대리석으로 만든 윤영자씨의 조각 작품(가로 1.1m, 세로 52㎝, 높이 1.7m) 1점과 철판.투명 아크릴.시트지 등으로 꾸민 박휘봉씨의 조형물 1점(80㎝, 80㎝, 2.4m)을 조만간 문화거리에 세울 계획이다.

중구청과 봉산문화협회는 올해 정부보조금 1억원 등을 투입해 향후 10년간 연차적으로 문화거리 50m 간격으로 조형물을 설치하고, 나무와 벤치 등을 꾸며 조각공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5월까지 봉산문화회관을 완공, 문화거리와 연계한 대중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치환 김호득 장이규 석철주 권영우 서진국 조부수 유근영 등 유명 작가 회화 8점을 봉산문화회관 준공 뒤 내부 장식품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문화회관 주변에는 옥외 놀이마당, 야간 경관 조명 등을 설치해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봉산문화회관은 기존 청소년 문화의 집과 함께 문화거리의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조각공원 거리를 조성, 동성로 상가 밀집지역과 약령시 등 도심의 볼거리와 연계해 관광벨트도 조성할 방침이다.

정대영 봉산문화협회장은 '봉산문화거리에 조각공원, 문화회관 등을 갖춰 볼거리 있는 거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사진:바뀔 문화거리 상상도.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