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사교육비 대책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현재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특히 특목고 진학을 계획하거나 비평준화 지역에 사는 학생, 학부모로서는 적잖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우수 학생들이 모이는 고교로 진학할지 평준화 지역 일반계고에 진학할지 결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특목고의 경우 대학입시 위주의 교과 운영을 막고 설립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교육과정은 설치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외국어고는 외국어 우수자를 양성해 관련 학과에 진학시키고 과학고는 수학.과학 우수자를 양성해 이공계 학과로 보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학, 외국어 등 해당 분야 인재가 선발될 수 있도록 입학전형부터 뜯어고치기로 했다.
현행 국.영.수 등 교과 성적 위주의 구술면접 시험 대신 다양한 전형방법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정의 경우 외국어고에서는 자연.이공계 과정이 운영되는 폐해를 막기 위해 별도 교과과정은 시.도 교육감의 승인을 받아 개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입 수시모집에서 동일계열 지원자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외국어고 학생의 경우 수학, 과학의 비중을 낮추고 과학고도 교육과정을 정비해 인문계 대학 진학이 줄어들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계획은 8월까지 특목고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내년 고교 신입생부터가 적용 대상이다.
교육부 발표대로라면 외국어나 과학에 소질과 흥미가 있고 관련 학과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 특목고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비평준화 지역의 경우 내신 평가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교육부의 이번 대책 자체가 평준화의 틀을 깨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향후 발표될 평가 방법이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할 여지는 작아 보인다.
대학들의 2008학년도 입시 요강 발표를 기다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극소수 대학을 제외하면 거기에 관심을 둘 여력도 없을 만큼 당장의 학생 충원에 쫓기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특목고를 준비하든 비평준화 지역에 살든 이번 발표를 두고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방안들의 구체적 시행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는 데다 어떤 식으로든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잘 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며 교육부가 큰소리치고 앞장섰던 2002학년도 입시제도안은 돌이켜볼 만하다.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입시 정책은 당장 대학들로부터 용인받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벌써부터 대학 보낼 걱정에 혼란스러워 하거나 교육부의 발표에 허겁지겁 쫓아다녀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거의 없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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