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공개 이후 진위 논쟁이 치열한 '화랑세기(花郞世記)' 필사본에 대해 진본이라는 입장을 나타내는 학자들의 공동연구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또다시 이 문제가 역사학계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양대 이도흠, 고려대 정운용, 성화대 김희만 교수와 서강대 조범환 연구교수, 송광사 성보박물관 하정룡 선임연구원, 서라벌군사연구소 이종학 소장 등 6명이 쓴 공동연구서 '화랑세기를 다시 본다'가 18일쯤 도서출판 주류성에서 발간된다.
책에 실린 6편의 글은 모두 '화랑세기' 필사본이 진본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도흠 교수는 필사본에 수록된 향가 '송랑가'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결과, 어휘나 용례, 차제자 원리 및 운용법 등으로 볼 때 고려시대 이전에 기록됐음이 확실하며 20세기에 창작될 수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 교수는 "조선조에 향찰을 해독한 학자가 없으므로 이 향가는 최소한 고려조 이전에 기록된 것"이라며 이런 향찰을 응용한 향가를 수록한 필사본은 "(원본이) 김대문이 쓴 화랑세기일 가능성이 크게 된다"고 밝혔다.
정운용 교수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등 기존 문헌과 필사본 '화랑세기'에 나타난 신라 화랑제 성립을 비교 검토한 결과 필사본은 기존 자료들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필사본에 나타난 신라 진평왕의 왕위계승 문제를 검토한 조범환 교수는 "기존 자료로는 이 문제를 해명하기에 모호한 대목이 너무 많았다"면서 "그러나 '화랑세기'를 통해 당시 정국 추이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정룡 박사는 '화랑세기' 필사본에 대한 서지학적 고찰을 시도했고, 김희만 교수는 김대문과 '화랑세기'의 사학사적인 의미를 짚었으며, 이종학 소장은 몇가지 문제점이 있으나 필사본은 사료적 가치가 충분한 기록이라고 결론내렸다.
역사학계는 '화랑세기' 필사본이 신라인 김대문(金大問)이 쓴 '화랑세기'를 필사한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15년째 첨예하게 논쟁을 벌여 왔다.
그동안 국내 학계에서는 '화랑세기' 필사본이 일본 궁내성 도서료(圖書寮) 촉탁 출신인 역사가 남당 박창화(朴昌和)가 창작한 소설이라는 가짜론과 김대문의 화랑세기를 필사한 진본이라는 의견이 맞서왔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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