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불법포획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아 자원고갈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어민들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체장미달, 즉 아직 제대로 자라지도 않은 대게와 연중 포획이 금지된 대게 암컷(속칭 빵게)을 불법으로 포획해 중간상인을 통해 대구와 부산 등지로 유통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해양경찰서는 13일 체장미달 대게와 암컷 대게 1천여마리를 불법 포획한 혐의로 선장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영덕군 강구항 동쪽 6마일 해상에서 체장미달 대게(12㎝) 710마리를 불법 포획했으며, 또 지난 달 28일 영덕군 강구항 동쪽 3마일 해상에서 연중 포획이 금지된 암컷 대게 327마리를 잡아 판매할 목적으로 수족관에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 조사에 따르면 어민들이 마리당 800~1천원을 받고 넘긴 암컷 대게는 식당에서 3마리 1만원선에 최종 판매된다는 것.
심지어 암컷 대게의 길목에 통발을 설치해 놓는가 하면 출어 경비를 지원해주는 중간유통업자까지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최점철 형사계장은 "대부분 어민들은 암컷 대게를 잡아도 자원보호 차원에서 방류하지만 일부 어민들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불법 포획한 후 몰래 중간판매상들에게 넘기고 있다"며 "암컷 대게의 포획과 유통에 대해 철저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뿌리뽑겠다"고 했다.
이처럼 암컷 대게의 불법포획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대게의 경우 자원고갈로 연안 앞바다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는데 비해 암컷 대게는 포획자체가 불법이어서 그나마 자원이 보호돼 연안에서 손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알이 가득 붙어있어 대게보다 맛이 훨씬 좋아 대도시 식당가에서는 찾는 사람들이 꾸준한 것도 원인이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이뤄지는 셈이다.
맛있다고 암컷 대게를 찾는 소비자들의 그릇된 생각이 불법포획과 유통을 성행하게 만들고 있다.
올 들어 벌써 11건의 불법포획이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체장미달 대게 포획이 599마리, 암컷 대게 포획이 775마리로 나타나 작년 같은 기간 5건(체장미달 870마리, 암컷 대게 포획 1천119마리)보다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포항해경 창설 이후 최대 규모인 암컷 대게 7천500여마리를 포획한 어민이 해경에 적발(본지 12월6일자)돼 관계자들을 경악케 한 경우도 있었다.
암컷 대게의 불법포획과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야생조수보호처럼 암컷 대게를 먹은 사람도 법적인 처벌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포획한 자나 판매업자만 2년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돼있어 불법포획과 유통을 근절시키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 또 기존 시.군의 수산직 공무원들에게 단속권한을 부여해 손길이 부족한 해경을 보완해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일수협 김삼만 조합장은 "암컷 대게 포획은 그대로 대게 자원고갈로 이어져 결국엔 어민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되돌아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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