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민을 위해 다음달부터 최장 30년까지 주택자금의 70%를 대출해주는 모기지론이 실시될 예정이나 상당수 은행들이 관망하는 입장을 보이는 데다 시장성이 별로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아 정착 여부가 불확실하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최근 모기지론 도입 여부에 대해 은행들의 입장을 물은 결과 상당수 은행들이 다른 은행이 도입해 실시되는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중립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적 입장'을 밝힌 은행들은 모기지론을 도입할 경우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준 후 그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매각, 주택금융공사가 그 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나 모기지론 시장성이 확실치 않아 머뭇거리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중순 모기지론 실시를 앞두고 열린 공청회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20~30년 이상 집값과 대출 이자를 갚아야 하는 점이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해 은행들을 더욱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은행들은 은행별로 기존 장기주택대출 상품이 있으나 일반 주택대출 상품의 0.1%도 팔리지 않을 정도로 고객의 호응도가 낮으며 주택금융공사 이전 국민은행과 농협이 운영한 자산유동화전문회사의 장기주택대출 자금 실적도 미미했던 점을 들어 시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또 모기지론 관련 업무 비용이 채권의 1%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나 주택금융공사에서 정한 채권 수수료가 0.5%로 낮아 채산성도 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모기지론은 주택자금의 70%까지 대출해주고 거치기간 없이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 반면 기존 장기주택대출 상품은 주택자금의 60% 정도를 대출해주면서 거치기간의 이자를 지급한 뒤 원금과 이자를 갚게 돼 있어 모기지론이 대출자금 규모가 크고 이자 부담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모기지론이 실시된다고 하나 상품 설계와 고객 모집, 대출 시스템 점검에 시간이 걸려 본격적으로 실시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문제는 오히려 모기지론이 호응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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