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3번째 시도 실패...16일로 연기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FTA) 비준동의안에 대해 3번째 처리를 시도했으나, 표결방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또
다시 처리가 무산됐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표결방식 이견으로 한 차례 정회한 뒤 다시 속개된
회의에서 "11일 농해수위를 소집해 경제부총리와 농림부 장관이 참석해 농촌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면서 "금주중에 모든 협의와 노력을 마쳐달라
"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은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4번째 처리를 시도
하게 됐다.
박 의장은 이날 정회도중 고 건(高 建) 총리와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를 의
장실로 불러 농촌의원들과 함께 협의를 가진 뒤 이같은 방침을 밝히고, 10일 정부측
과 각 정당 농촌출신 의원들이 간담회를 갖고 타협점을 찾도록 중재했다.
박 의장은 "금주말까지 모든 타협을 마쳐야 한다"고 밝혔지만, 농촌의원들의 반
발이 워낙 거센데다, 정부측의 농촌지원대책을 놓고 농해수위에서 적절한 결론에 이
르지 못할 경우 동의안 처리는 또 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표결 시도는 지난해 7월 8일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뒤 지난해 12월 29일
과 지난달 8일에 이어 세번째 처리 시도였다.
지난 두번의 시도는 농촌출신 의원들의 물리력 저지에 의해서였고, 이번엔 표결
방식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총선을 앞두고 '농민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이해타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정치권이 선거 때문에 국가간 협정비준 동의안을 7개월째 미루면서 국가
적 위신과 신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칠레 하원이 지난해 8월 통과시킨 비준안을 한국 국회의 늑장 처리로 비준
안 발효가 미뤄지면서 스스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위기를 자초하게 됐다는 비판
론도 거세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협정문에 서명한지 1년이 지난데다 칠레 의회가 비준
안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또다시 비준안 처리가 연기돼 외교적 신뢰는 물론, 국제적
으로 망신을 당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민주당 이정일(李正一) 의원등 농촌출신 의원 17
명은 3시간여에 걸쳐 "현 시점에서 칠레를 상대로한 자유무역 협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개진했으며, 열린우리당 유시민(劉時敏) 의원 등 3명은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표결에 앞서 농촌출신 의원들은 기명투표를 요구해 표결방식을 놓고 표결을 실
시한 결과, 재석 210명 가운데 찬성 125명, 반대 83명, 기권 10명으로 통과시켰으나,
'투표소 기명투표냐', '전자투표냐'를 놓고 박관용(朴寬用) 의장과 농촌출신 의원들
간 견해차를 보여 한차례 회의가 정회됐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8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와 86개 시민단
체 소속 회원 등 1만1천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FTA 비준 동의
안 처리 반대 결의대회를 가진뒤 국회 진출을 시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맞서 격렬
한 시위를 벌였다. (사진설명)9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칠레FTA국회비준저지 전국농민대회에서 벌어진 격렬한 충돌로 부상당한 경찰을 경찰과 농민이 황급히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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