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사람들-대구꽃백화점 최춘덕씨

입력 2004-02-09 13:25:42

"꽃값이요? 요즘 제일 비싸요".

40여년째 꽃장사를 하고 있는 최춘덕(64.여)씨는 요즘 무척 바쁘다.

졸업과 입학,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있어, 각종 기념일이 모여있는 5월과 함께 그야말로 최고 대목이기 때문이다.

"30, 40년 전엔 장미도 종류가 몇 가지 없었는데 요샌 장미 품종이 3천가지나 돼요. 이 중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게 200여종인데, 시장에 나온 지 1년만 돼도 구품종으로 분류돼 인기가 떨어지죠". 정씨는 꽃송이가 크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등 품종이 매년 개량돼 나온다고 했다.

올해 판매되는 꽃은 지난해 봤던 꽃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꽃이라는 것.

최씨는 카네이션은 김해, 국화는 김해와 마산, 백합류는 제주도에서 대부분 들여오며 장미는 대구 인근 꽃재배농장 70여 군데서 대부분 조달받는다.

이렇게 도매시장에 도착한 꽃들은 대구지역 3천여 소매가게로 전달되는데 대구꽃백화점이 전체 물량의 70% 가량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동인꽃시장, 칠성꽃시장과 함께 지역 꽃시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최씨는 하지만 요즘 꽃가게들은 영 울상을 짓고 있다고 전한다.

"80년대 말 장사가 제일 잘됐었는데 IMF 이후론 영 꽃 경기가 살아나질 않네요. 그나마 2월과 5월이 꽃 매매의 절정을 이룹니다".

2주 전부터 오름세를 보인 꽃값은 졸업식이 끝나는 이번주 말까지 일년 중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현재 장미 한단 7천~1만원, 카네이션 한단 7천~8천원, 안개꽃 한다발 1만원, 프리지아 한단 3천, 4천원 내외, 소국 한단 7천~8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엔 시장 나왔다가 반찬거리와 같이 꽃 한송이 사서 집에 꽂아두는 등 생활 문화로 자리잡았는데 우리나라엔 꽃이 사치품처럼 인식돼 대부분 선물용으로만 사가요. 식탁에 꽃 한송이 꽂아 두는 문화가 아쉽죠".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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