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광고 '눈가리고 아웅'

입력 2004-02-09 09:21:15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주택분양시장의 각종 규제책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에 애를 먹으면서 일부 주택업체들이 내놓은 수요자 유인책이 호응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기업의 나쁜 이미지만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 최저 분양가 보장제

작년 12월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아파트(진천 이안)를 공급한 대우자동차판매㈜ 건설은 상당량이 미분양되자 올 1월 "주택업계 최초로 '최저 분양가 보장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근에 연내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해당 아파트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을 환불해 준다는 것. 언뜻보아 커다란 특전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언론 플레이'를 위한 술책이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 단서조항으로 비교 대상 아파트를 달서구 유천.진천.월성동에서 도급순위 전국 100위내 건설업체 즉, 브랜드가치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분양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서울의 1군업체들이 분양하는 물량으로 한정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분양중에 있는 '화성 유천파크리젠시'의 경우 33평형기준으로 1억7천800만원인데도 '진천 이안' 계약자(33평형 1억8천250만원)들은 차액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불만이 높은 상태다.

#2 이사갈 학교도 소개

또 작년에 현대건설은 동구 신천동에서 주상복합(현대 하이페리온)을 분양하면서 인근에 영신초.고교가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광고했지만 이 빌딩이 준공되기도 전에 해당 학교는 동구 봉무동으로 이전(2005년)할 계획이어서 일부 계약자들이 "학교가 없으면 분양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환불을 요구하고 있으나 화사 측은 고자세다.

47평형을 분양받은 김모(42.여)씨는 "어떻게 내년에 이전하는 학교를 입주당시 주거여건을 설명하는 광고지에 소개할 수 있느냐"면서 "주거가치를 실제보다 높여 매기는 주택업체의 상혼에 수요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데 대한 강경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구지역 모 업체의 경우 작년 12월 수성구 범어동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팸플릿에 '수성학군'을 부각시켜 수요자들의 눈길 사로잡기에 나섰으나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학교는 조절학교에 해당해 수성구 고교를 배정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면서 "주택업체의 상혼에 빠져들지 말고 반드시 확인을 한 뒤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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