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체 이름부터 지방 분권화하자".
지방 분권 특히 문화 분권화가 시대적 조류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문화.예술단체의 이름은 중앙 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에는 한국예술인총연합(예총) 산하에 10대 예술단체가 있는데 이들 단체들이 모두 '대구시지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이다.
각 협회의 정관상 지역 예술단체들은 중앙협회와 상하 예속 관계에 놓여 있으며 중앙협회의 지시를 받도록 돼 있다.
지방화시대에 걸맞지 않은 이같은 조직 체계 때문에 중앙 협회와 지회간에 갈등마저 빚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시지회의 경우 올해 11월 개최되는 대구사진대전의 초대작가.심사위원 선정을 놓고 중앙협회가 일방적으로 규정을 정한 뒤 대구시지회가 따르도록 종용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작가협회 대구시지회는 지난달 17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대구사진대전을 대구시지회 규정대로 치르겠다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박희태 지회장은 "올해 24회째를 맞는 대구사진대전의 경우 대구 독자적인 규정대로 아무 탈없이 개최해왔는데 중앙협회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규정을 따르라고 하는 것은 횡포"라며 "중앙협회로부터 독립하자는 회원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계에서는 지방 분권화 시대를 맞아 각 예술단체의 중앙협회.대구시지회간 관계를 대등하게 재설정해야 하며 그 방편 중 하나로 지회 대신 협회 명칭을 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방예술단체가 사단법인 등록을 할 경우 중앙협회에서 탈퇴해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틈타 새로운 지회가 생겨나 지방 예술단체간 분열 양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작 실행에 옮기는데는 난관이 많은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대구연극협회'라는 이름을 필요에 따라 혼용하고 있는 연극협회 대구시지회의 사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석 대구연극협회장은 "3년전 열린 한국연극협회 총회에서 명칭을 혼용할 수 있도록 결의가 이뤄졌다"면서 "대구의 다른 예술단체들도 이같은 방법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예총 대구시연합회 역시 대구예총 연합회라는 비공식 명칭을 혼용하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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