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열의 성의보감-전립선염

입력 2004-02-03 09:04:15

30대 초반의 K씨. 1년 전부터 소변이 자주 마렵고, 가끔 오줌을 눌 때 불쾌감이나 덜 눈 기분이 들며, 음낭쪽에 압박감과 긴장감을 느낄 때가 있다.

최근들어 간헐적으로 맑은 분비물이 비치기도 한다.

혹시 성병이 아닐까.

왕성한 정력을 자랑하는 40대 후반의 S씨. 얼마전부터 사정할 때 통증이 있으며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온다.

암이 아닐까.

많은 남성들이 위와 같은 전립선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과음, 스트레스, 과로, 과격한 성 생활, 오래 앉아 있거나 하면 배뇨장애의 증상이나 통증이 심해지며 성기능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부속성선으로 방광 바로 밑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밤톨만한 장기. 정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립선액을 만들며, 정자의 영양공급원이다.

전립선염은 임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비뇨기과 질환 중의 하나이다.

성인 남자의 절반이 일생동안 한번은 전립선염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립선염은 전립선이 발달하기 전인 사춘기 이전에는 발병하지 않으며, 성인 남자의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염은 잘 낫지 않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염은 요도염 등의 여러 세균성 염증이 직.간접적으로 전립선을 침범하거나 소변을 오래 참는 경우 깨끗한 소변이 전립선 내로 역류해 자극되어 생기기도 하며, 회음부근육의 과도한 긴장 등 원인이 다양하고 때론 원인을 모를 때가 많다.

이에 따라 치료법도 정확한 지침이 없다.

특히 전립선에는 약물 침투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 질환으로 가는 사례가 많아 환자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최근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적인 치료 외에 항생제와 소염제 등의 '칵테일 약물'을 직접 전립선 내에 주입해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국소주사요법이나 튜나 등으로 고열을 가해 전립선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전립선염의 환자 중 일부는 대개 오랜기간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거나 어디가서 나았더라는 풍문에 속아 정신적, 물질적으로 이중 고통을 당해 의사를 불신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극단적으로 전립선을 떼어 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

무엇보다 곤혹스러운 것은 소변검사와 전립선액 검사 및 배양검사 등을 통해 전립선염으로 진단했을 때 무조건 완치시켜달라는 환자들의 맹목적인 요구이다.

만일 적합한 원인균이 검출된다면 가능할 수 있으나 단언컨대 아직 그런 치료법은 없으며 전립선염은 만성적인 질환으로 원인도 많고 따라서 치료법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원인이 없는 상황에서 증상에 따라 꾸준히 환자 개개인에 적합한 다양한 치료법을 이용해 치료를 기대한다.

특히 가짜가 진짜인 양 판을 치는 세상에 전립선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단기간에, 또는 몇번내로 100% 완치를 자신하는 사이비나 돌팔이 의사의 꾐에 혹하지 말고 평정심을 잃지 않고 치료를 받으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탑연합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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