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잦은 지연·정지 참사키워

입력 2003-02-27 13:16:43

대구 지하철 전동차가 흔히 지연 운행하거나 운행 중 정지하는 등 사고를 일으켜 와 승객들이 이에 익숙해진 것도 이번 중앙로역 참사 피해를 키운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참사 당일에도 승객들은 평소 같은 '대수롭잖은 사고'로 여겨 탈출을 늦추는 바람에 희생이 많았다는 것.

지난 18일 사고 난 1080호 전동차를 탔다가 부상한 김모(67)씨는 "지난 달에도 전동차가 두 차례나 지연 출발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단순사고인 줄 알았다"며 "옆 전동차에 불이 붙은 걸 봤지만 금방 출발할 줄 알고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전동차에 탔다가 구조돼 입원 중인 이모(30·여)씨는 전동차가 운행 도중 서 버리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며 "이날 역시 연기가 새 들어 오는데도 앉아서 전동차 출발만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지하철 방화 참사가 난 후 사흘째이던 지난 20일에도 전동차가 큰고개오거리역 도착 직전 몇분간 정차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작년 9월5일에는 대명동 교대역에서 대곡 방향 전동차의 출발이 '비상 제동 보조계전기' 오작동으로 30분이나 지연됐었다.

2001년 방촌역에서는 기관사의 '주차 제동 체결 후 미복귀' 때문에 운행이 18분간 지연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지하철 1호선 전동차의 지연 운행은 다반사로 발생,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차량 탈선, 정지위치 이탈 등 사소한 문제로 2~3분 지연되는 경우는 하루에 서너차례 있다"며 "잠깐 동안의 지연 운행은 승객이 감지하지 못하고 복구도 어렵잖아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10분 이상 지연된 경우도 지난해 3건, 2001년 2건, 2000년 3건, 1999년 4건, 1998년 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정차 제동장치 고장, 차량 탈선, 선로 장애, 운전 보안장치 고장 등으로 알려졌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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