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인선 막판 진통 일부 장관 고지명자와 이견

입력 2003-02-26 12:30:28

국회의 총리 인준안 처리가 지연돼 새 정부 조각발표도 덩달아 늦어지는 가운데 일부 부처의 경우 인선에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고건(高 建) 총리후보 지명자와 물밑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육, 법무, 산자 등 일부 부처 인선에서 이견이 있고, 내정됐거나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장관 후보에 대해서도 관련부처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건 지명자는 지난 23일께부터 노 대통령과 간접협의에 들어가면서 전성은(全聖恩) 거창 샛별중 교장의 교육 부총리, 강금실(康錦實) 민변 부회장의 법무장관 발탁안에 대해 관료사회에 대한 충격파 등을 이유로 이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부회장의 경우 노 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한 데다 젊고, 개혁적인 법조계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확정적인 상태이다.

강 부회장은 25일 밤 자택을 나서면서 기자들을 만나자 "내일부터 바빠질 것 같아 친구 만나러 간다"고 말해 분위기를 대변했다.

교육 부총리는 고 지명자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오 명(吳 明) 아주대 총장이 내정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 출신이지만 각료, 언론사 사장, 대학 총장 등 그동안의 문민화 경력에다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능력과 마인드를 갖춘 강점이 높이 평가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교 교사와 대학 교수를 거쳐 총장까지 역임하면서 교육행정을 경험한데다 학내 문제를 잘 해결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윤덕홍(尹德弘) 대구대 총장도 전성은 교장과 함께 막바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산자부 장관은 오영교(吳盈敎)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권기홍(權奇弘) 인수위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를 거쳐 막판에 고 지명자의 천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홍건(崔弘健) 전 차관이 집중 검토되고 있다.

최 전 차관은 고 지명자와 같은 테니스클럽 멤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장관 입각에 대해서도 인물난과 함께 내부 견해차, 시민단체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산고를 거듭하고 있다.

복지장관 내정단계까지 이른 민주당 김화중(金花中) 의원은 경쟁상대측이 "당초 압축과정에서 탈락했다가 다시 후보군에 들어왔다"며 배경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고 관련 이익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전문성 부족과 편향성 문제를 제기, 그 영향이 주목된다.

또 환경친화적 건설정책 추진이라는 취지에서 김명자(金明子) 환경장관이 건교장관 후보로 급부상했으나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여성단체 출신인 민주당 이미경(李美卿) 의원의 환경장관 내정에 대해서도 부처 장악력이나 정책판단 측면에서 적절한 것이냐는 반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새 인물 등용'이라는 흐름속에서 한명숙(韓明淑) 여성장관을 유임시키는 것도 부자연스럽다는 시각도 제기되며, 강금실 법무장관 카드도 지나친 파격 아니냐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 여성 입각폭이나 대상이 어떻게 조정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과학기술부 등 일부 부처 장관에 거명되고 있는 후보에 대해서도 시민단체의 반발기류가 거세 막판 검증에서 탈락된 경우가 없지 않았다.

○...국방장관 인선은 내정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던 조영길(曺永吉) 전 합참의장이 호·불호가 강한 특유의 성품 때문인지 군내 반발세력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나와 막판에 이남신(李南信) 합참의장이 가세, 경합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남신(육사 23기) 합참의장을 발탁할 경우 현재 육참총장이 육사 24기인 점을 감안할 때 인사폭이 너무 커져 군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노 대통령의 결심이 주목된다.

또 내정단계에 있거나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는 장관후보들의 지역별 안배와 관련, 강원 출신이 전무하다는 점 등이 고려돼 최종찬(崔鍾瓚)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입각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장관은 북핵 문제와 남북교류사업 등의 연속성을 감안, 정세현(丁世鉉) 장관 유임설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어 경합대상에 오른 최상룡(崔相龍) 전 주일대사, 장선섭(張瑄燮) 경수로사업지원단장간에 최종낙점 결과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행정자치장관에 김두관(金斗官) 전 남해군수, 해양수산장관에 허성관(許成寬) 동아대 교수, 문화관광장관에 이창동(李滄東)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등 노 대통령과 주파수가 통하는 인물군의 진출도 시선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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