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없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다고 했다.
"엄마가 죽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뛰어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찰이 허위신고는 처벌한다고 하니 까딱 잘못했다간 사기죄로 묶여 들어가는 선의의 희생자도 나오게 생겼다.
애꿎은 희생자 가족만 두 번 울리고 있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허패가 뒤집어 질' 수밖에 없다.
지하철 화재의 현장은 열이 너무 높아 모두가 재가 되어 버렸는데 유족인들 어쩌란 말인가. "그 흔한 핸드폰 하나 사주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는 어느 유족의 절규는 듣는 이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만약 허위신고자가 있다면 즉각 철회하라. 아무리 돈이 좋기로 서니 200여명이 넘는 희생자의 넋 앞에서 어찌 사기를 칠 수 있단 말인가.
지하철 공사는 또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유품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인 현장 쓰레기를 사고 하루 뒤인 19일 치워버렸다.
물 청소까지 했다.
지하철공사 측은 시민들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중앙로 역을 폐쇄한 마당에 시민통행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인가. 괌도 비행기 사고 때 한달 넘게 현장을 보존한 미국의 예를 알지도 못한단 말인가. 유족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혹시 높은 사람 현장 방문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지는 않기를 바란다.
그뿐인가. 지하철공사는 처음부터 수상했었다.
처음 불이 난 곳이 1079호 기관차 5호실이라고 했다가 30시간이나 지난 후에야 2호실로 바로 밝혔다.
불이 난 후 들어온 1080호 기관사는 지하철 관계자와 만난 후 사고 당일 저녁 무렵에야 경찰에 나타나 "문이 열려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부상자 모두가 문이 열렸다가는 바로 닫혔다고 하고 경찰조사에서도 24개 문중에서 4개만 열려 있은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이상한 주장을 했었다.
어딘가 이상하다 싶더니 드디어 마각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지하철 사고관련 교신내용이 일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하철 감사부에서 만든 녹취록이어서 지하철 공사가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조작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200여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다면 지하철 공사는 없는 죄라도 받아야 할 처지가 아닌가. 그런데 은폐 조작까지 했다니 정말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특히 "마스터키를 뽑아 대피하라"는 의미의 교신내용도 있다고 하니 "대구 지하철은 썩어 문드러졌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게 생겼다.
대구지하철 공사 운용도 얼마나 엉망인가 보자. 처음 불이 난 1079호 기관사는 22분이나 늦게 화재보고를 했다.
사령실은 통제실 스크린에 불이 난 것을 보고도 1080호 기관차를 중앙로 역에 진입시켰다.
1080호 기관사는 승객을 위한 조치도 않고 마스터키마저 뽑아 달아나 버렸다.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한 타이타닉호 선장의 반만이라도 되었더라면. 직업의식이나 직업윤리가 있는 것인가. 어떻든 3곳 중 한곳만이라도 제몫을 했다면 사고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대구지하철의 현 수준이다.
이러니 이것은 과실이 아니고 "살인이다"는 유족들의 과격한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아무리 난연재를 쓰고 인원을 보강하는 등 안전시스템을 갖추면 뭘 하나. 운용하는 직원들이 허물어지면 그만인 것을.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소프트웨어가 좋지 못하면 헛일이 아닌가. 이번 대구참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스크린에 난 불을 제때 보지도 못했고 또 본 후에는 지하철 불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
결국 조직부실, 조직무능이 사고를 키웠다.
당장 낙하산 인사가 화를 키웠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지 않은가.
어떻든 대구는 참사 뒤의 지하철 공사측의 꼼수로 인해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게 되었다.
당장 "대구는 은폐조작이나 하는 그런 정도의 문화수준을 가진 곳 인가"하는 소리가 전국에서 신문사로 들려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후진적 사고여서 부끄러웠었는데 사건처리에서마저 꼼수를 두어 대구를 고개를 들수없게 만들었다.
시민보다 못한 공인(公人)들. 대구 지하철 공사는 200여 원혼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탈바꿈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울리히 베크가 '위험사회'에서 "의사결정이 소수에 집중됨으로써 그만큼 큰 이익을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치명적인 위험도 커졌다"고 했다.
운용 소프트웨어를 말한 대목이다.
시스템에서부터 이러한 운용에 이르기까지의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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