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되면 엄마들도 설렘과 함께 고민이 시작된다.
초등학교에 이제 막 자녀를 입학시킨 새내기 엄마들부터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은 제각각 아이 장래에 대한 희망과 함께 길고 험한 미로에 들어선 듯한 불안감이 교차하게 된다.
"우리아이도 다른 아이들 하는 만큼은 해야하지 않을까·너무 처지면 어떡하나…". 엄마들이 털어놓는 기대와 걱정을 들여다 본다.
"사실 아이들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어깨 힘이 빠지는 것이 엄마들 아닌가요".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강모(43·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는 벌써 대학진학 전쟁터에 뛰어든 기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구나 맏이이니만큼 엄마 욕심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다고 속내를 밝힌다.
남들은 공부를 잘한다고 추겨세우지만 정작 자신은 저정도로 되겠나 하는 마음뿐이라며 수험생 엄마노릇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스트레스를 감수할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친구들의 모임에 가봐도 싫든 좋든 가슴을 옭죄는 입시정보 얘기가 한두가지가 아닌데 어느 것을 좇아야 할 지 혼란스럽다"며 "인기있는 과외선생님은 1, 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고 한숨지었다.
스스로 하는 공부가 아닌 강요로 하는 공부는 자녀에게 효력이 얼마 못간다고 알고 있지만 부모로서 뒷받침이 부족한게 아닌가 하고 강씨는 스스로에게 되묻곤 한다고 했다.
강씨는 또 자녀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바로잡아 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이지만 냉정하게 이웃엄마들과 비교할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에 딸을 입학시키는 박모(34·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교육문제가 이제 발등의 불로 다가왔음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엄마들이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부모 교육열이 곧 자녀들의 학력수준이 된다"는 말을 박씨에게 던질때면 부담감만 늘어난다고 한다.
박씨는 어떤 학습지를 골라야 할 지, 교과별로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큰 고민이라고 털어 놓았다.
인터넷이나 신문 광고까지 꼼꼼히 읽게 된다는 박씨는 과외를 시키지 않는다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치 먼나라 얘기처럼 들린다고. 우선 미술학원 정도는 보내고, 영어는 좀더 두고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이모(37·대구시 동구 효목동)씨도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교과과정이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를 듣고나서부터다.
두과목 정도 하던 학습지 대신 전과목 학습지로 바꿀 것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올해부터는 학교 어머니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반친구 엄마들과 어울려야 정보를 놓치지 않게 될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든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로 초등학교 6학년인 큰 딸을 둔 김모(39·대구시 달서구 진천동)씨는 직장을 다니는 것도 어머니 역할엔 면책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아이들을 바라볼때 행복을 느끼고 또 힘을 얻곤 한다"는 김씨는 그러나 "지금까지 자녀가 알아서 잘 해왔으나 고학년이 될수록 부담이 되는 공부와 친구사귀기 등 엄마의 조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 이사를 간곳이라 최근까지 다른 아이들이 왕따를 시킨다는 하소연을 들을 때면 속으로 애만 태우고 있다고. 새학기가 되면 서로 잘 지냈으면 한다면서 친구들을 집으로 한번 초대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김씨는 그러나 주변의 엄마들처럼 학원이다, 공부방이다 모두 엄마들이 선택하고 결정을 내리는데는 반대한다.
어디까지나 아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밀어줄 작정이다.
엄마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문학가가 되고 싶다는 딸아이의 꿈을 소중하게 키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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