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대구시민 슬픔의 날'

입력 2003-02-22 12:13:14

"대구시민 여러분! 우리는 하나입니다!"

지하철참사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여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서울의 김모(45.여.홍은동)씨는 주말을 이용해 친정.시댁이 있는 대구를 22일 방문,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합동분향소가 있는 시민회관에 가 자원봉사할 계획이다. 김씨는 "고향의 참사 소식에 밤잠을 설쳤다"며 "작은 힘이지만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대전의 박모(34)씨도 이날 고향 대구를 찾아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하기로 했다.

청송 안덕중 동기회는 22일 오후7시 대구 엘디스리젠트 호텔에서 갖기로 했던 정기모임을 취소했다. 동기회장 임영광(45.대구 내당동)씨는 "대신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구 그랜드호텔에서는 주말에 예약됐던 20여건의 모임 중 동기회.사업설명회 등 3, 4건이 취소됐다. 프린스호텔에 예약된 10여건의 고희연.회갑연 등 가족연은 음악을 틀지 않고 조용히 식사만 하기로 했다. 프린스호텔 김시완 영업부장은 "회사의 영업 이익을 떠나 아픔을 함께하는 것이 시민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주)서한은 22일 합천 황매산에서 열려던 임직원 단합대회를 취소했다. 조종수 사장은 "법정관리로 고생한 120여 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들이를 계획했지만 대참사 아픔을 함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싶어 다시 직원들에게 이해를 구했다"고 했다.

대구시 노래연습장업 협회는 지하철 참사 희생자 시민 애도기간(19~23일)의 마지막날이자 전 시민 추모의 날인 23일 하룻동안 영업을 않기로 결의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런 엄중한 날 노래를 부르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업주들도 참변 당한 분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경건하게 보낼 것"이라고 했다.

'거리문화 시민연대'는 23일부터 6일 동안 대구 교보빌딩 앞에서 추모공연과 모금활동을 펴기로 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 후 첫 주말.일요일을 맞아 시민들이 사생활을 희생해 가며 아픔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21일 밤 11시쯤에는 한 시민이 "이런 상황에도 ㅇ호텔 지하에선 밴드 소리가 요란하게 흘러 나오고 있어 눈물이 난다"고 매일신문사로 전화하기도 했다.

한편 "23일 오전 10시, 우리 모두 묵념합시다".

지하철 참사 희생자 시민 애도기간(19~23일)의 마지막 날인 23일 오전 10시부터 1분 동안 대구 전역에서는 안타까운 사연만 남기고 떠나버린 영령들을 애도하는 추도 사이렌이 일제히 울린다. 자동차 운전자들은 추도 사이렌에 맞춰 일제히 경적을 울리고, 종교 기관들에서는는 종을 쳐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해 주기를 대구시는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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