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포스코 주총-유상부 회장 남을까, 떠날까...

입력 2003-02-17 13:17:08

포스코 그룹의 정기 주총이 3월14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19일까지 이어진다.

포스코와 계열사들은 '그룹'이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지만 사실상 그룹 형태로 경영되고 있다.

또 포스코는 이들 출자회사(자회사)를 13개의 경영권 보유회사(일반적 의미의 계열사)와 5개 관련기관(연구원 및 교육재단 등) 및 4개 기타회사(포항·전남 축구단 등)로 구분해 관리중이다.

포스코를 포함한 23개 법인의 임원급(사외이사 제외) 인사는 200명선, 상근자는 160명 가량이다.

포스코 그룹은 작년 주총에서 3년으로 못박혀 있던 등기임원의 임기를 3년 이내, 집행임원 임기는 3년에서 2년으로 단축, 세대교체와 인사의 순발력 강화기반을 다졌다.

올 포스코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임기만료 임원들의 재선임, 퇴진 여부가 될 전망. 포스코에서는 유상부 회장, 김용운 부사장, 신성용 전무, 황원철·김진천·이윤 상무의 임기가 다음달로 끝난다.

또 13개 경영권 보유회사에서는 포스데이타 김광호 사장, 포항강판 곽무남 사장, 포스렉 신승근 사장, 포스에이씨 이강우 사장, 포스리 오관치 사장, 포스텍기술투자 이전영 사장 등 6명이 임기 만료된다.

단순하게 임기만 놓고 보면 중폭 이상의 인사소요가 발생한 셈. 그러나 투자자들은 포스코가 작년 사상 최대의 매출실적을 냈고 대다수 계열사들도 순탄한 경영을 했다는 점에서 유상부 회장의 유임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계열사 역시 최고 경영진들의 교체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대폭 경질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로 정치권과 연계한 전망이다.

회장이 바뀌면 사실상 다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정권인수위 일각에서 민영화한 일부 공기업의 대표선임과 의사결정과정 등 지배구조 혁신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힌데 이어 주총이 임박한 시점에서 전윤철 경제부총리가 포스코 회장직제 '옥상옥'론을 주장하면서 교체전망이 강해지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유 회장이 퇴진할 경우 노무현 당선자와 동문 관계인 박득표 현 포스코 건설회장(전 포스코 사장)과 포스코 공채1기로 철강맨의 상징격인 이구택 현 포스코 사장의 승진가능성 등 유 회장 후임 후보군까지 거론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총 인사는 전적으로 주주들의 뜻에 달린 것이다.

주주가 아닌 인사나 단체 및 정치권의 의사표시는 경영간섭이자 월권행위"라고 말했다.

경제계와 학계 일부에서는 민영화가 완료된 포스코 그룹 인사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성 발언을 경제논리에 어긋난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거 교체마다 포스코의 최고 경영자가 교체되거나 입지가 흔들렸다는 점과 관련, 이번 역시 경영권 변동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포스코 주총에서 결정될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권은 민영화 이후 지분율 60%를 돌파한 외국인 주주들이 쥐고 있고, 이들은 한국내의 정치권력 변동에 따른 논란보다 실리(實利)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현 경영진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주총 당일까지 미지수로 남게 됐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