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최악의 황사'몰려온다

입력 2003-02-14 14:10:03

누런 해가 뜬다.

누레서 해는 동전처럼 빛을 잃고 있다.

한반도에 최악의 황사가 내습한다.

거리 빌딩들은 짙은 안개 속에 둥둥 떠다니는 듯하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끼고도 가쁜 숨을 몰아 쉰다.

마치 자연을 더럽힌 자들을 응징이나 하듯이 잔혹하고 무자비 하다.

기상청은 최근 이르면 수일내 늦어도 3월중에는 중국황사가 한반도를 강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사와의 전쟁'이 예고 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지구정책 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지난 연초부터 중국 북부지역에서 전례 없이 거대한 먼지구름이 아시아 상공 수천km에 걸쳐 뻗어 있으며 이같은 황사는 이 지역에 극심한 식량난과 함께 대규모 환경 난민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규모는 1930년대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거대한 먼지바람을 몰고와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상 최악의 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라는 것. 이 먼지바람은 편서풍만 불면 언제든지 우리나라 상공을 뒤덮어 버릴 수 있다는게 기상청 판단이다.

▲황사의 주요 발원지는 연 강수량 400mm이하로 사막이 대부분인 중국 서북 건조지역이다.

이곳에 있는 타클라마칸사막은 동서로 2천km, 남북으로 600km에 이르는 중앙아시아의 거대한 모래바다.

60℃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더위로 끝없이 넓은 '죽음의 땅'이다.

또 타클라마칸사막 동북쪽에 있는 고비사막도 연 강수량이 30㎜밖에 안되는 건조 지역으로 바람이 강하다.

이 지역들이 황사의 발원지다.

최근 중국은 공업화에 따른 지나친 개발로 사막화 현상이 심해져 황사 발원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중국 황사는 2천700년간 계속돼 왔지만 최근들어 그 규모와 빈도가 크게 증가 하고 있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0년대 단 5차례 발생했던 황사가 90년대는 23회, 2000년대들어 최근 2년간 이미 20여 차례나 발생했다.

늦겨울과 초봄 건조기에 발생한 황사는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내 수천마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태평양을 건너 북미대륙까지 상륙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황사가 1㎞ 밖을 볼 수 없는 모래 폭풍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매년 3~5월에 황사가 몰려오지만 지난해에는 11월에도 관측됐고 빈도도 점점 잦아졌다.

황사 피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햇빛을 차단하고 지구의 복사열을 막아 농작물에 타격을 준다.

노인이나 아이들에게 기관지나 안과질환을 가져다 주고 반도체나 차량, 항공산업 등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황사에 대한 대책은 속수무책이 대책이다.

각자가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으니 안타깝다.

도기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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