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땅 티베트 신비속으로...

입력 2003-02-14 09:33:26

달라이 라마, 명상,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포달랍궁, 라싸….

티베트라는 말을 들을 때 금방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이다.

문학도들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이상향 '샹그리 라(Shangri La)'를, 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성트리오였던 '샹그리 라'나 '쓰리 독 나이트(Three Dog Night)'의 히트곡 '샴발라(Shambala-티베트 원어로 샹그리 라의 뜻)'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비의 땅 티베트의 역사는 수난을 거듭한 불운의 역사이다.

중국쪽에서 보면 토번이라고 불리면서 절대 험지였으나 늘 침략의 대상이었고, 결국 중국 공산당에 의해 점령돼 독립국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자치구가 되어 버린 땅이기도 했다.

화가인 다정 김규현씨가 펴낸 '티베트 역사산책'(정신세계사 펴냄)은 티베트의 모든 것을 펼쳐 내 보인 역작이다.

10여년 동안 티베트라는 키워드에 매달려 2000년 '티베트의 신비와 명상'을 펴냈으며 이번이 두번째 작품.

지은이에게 티베트가 '경외의 대상'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순결한 땅, 만년설에 덮힌 거대한 산과 맑고 넓은 호수, 그곳에 살고 있는 신들과 정령들. 그 어느 것 하나 찬탄을 지어내지 않는 것이 없다.

이러한 지은이의 경외심은 기행문의 형식을 빌린 티베트의 역사서를 펴내게 된 동기가 됐다.

특유의 해박한 지식과 감수성이 묻어나는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티베트라는 거대한 나라의 전모를 낱낱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 기행문 답게 8장으로 구성된 각 장 끝에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을 위해 '해동의 나그네에게'라는 코너를 마련, 가는 길이나 각 지역간 걸리는 시간 등등을 상세히 설명했으며 부록으로 역대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역사연표 등을 실었다.

기행문이면서 역사서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지은이는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티베트 만큼이나 신비한 생활을 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 '수리재'에서 20년째 '도인(道人)'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성균관대, 해인불교전문강원, 북경 중앙미술대학, 라싸의 티베트 대학 등지에서 수인목판화를 전공한 화가이지만 최근에는 티베트 전문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93년부터 양자강, 황하, 갠지스강, 티베트 고원을 단신으로 종주해 기행문을 신문과 잡지 등에 연재했으며 티베트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는 그를 가르켜 '비산비야(非山非野) 비승비속(非僧非俗)'의 인물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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