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계획만큼 마무리도 깔끔히

입력 2003-02-04 10:17:24

어느새 겨울방학이 훌쩍 지났다.

나름대로 알차게 보낸 경우도 있겠지만 방학 초기 세웠던 여러가지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고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개학이 코앞에 다가온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때문에 과제물을 정리해야 하는 방학 끝 무렵에는 자녀보다 어머니들이 마음을 더 졸인다.

자녀가 방학생활을 제대로 했는지, 체험학습 활동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학교에 과제물로 제출해야 하는지 명료하지 않은 것.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라며 쳐다보는 자녀들을 위해 점검해야 할 사항과 체험학습 과제물 정리하는 방법 등 마무리 지도법을 알아두자.

◇목록 만들기

방학 생활 정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점검할 것인지 목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방학 과제물 점검, 가족 행사, 학습한 내용, 학원이나 캠프에 갔다온 내용, 친지를 방문한 기록과 여러 가지 여행 등을 정리하자. 주제별로 정리할 수 있고 날짜 순으로 정리할 수도 있다.

방학 중의 습관이나 생활태도 등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하면서 정리해보자. 생활태도는 게임이나 인터넷 사용 여부, 규칙적인 생활, 건강 관리, 일기쓰기 등을 점검하면 된다.

이때 부모가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질책을 앞세우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방학 내내 늦잠을 잤다고 면박을 주기보다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목록을 만들어 정리하다 보면 어떤 점이 부족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쉽게 나타난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부모가 목록표를 만들어주고 고학년은 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만들게 하자. 학부모 의견이나 자기 평가란을 만드는 것도 좋다.

◇목록별 점검

목록을 정리했다면 하나씩 점검해보자. 점검하면서 부족한 과제물을 보충하고 방학 동안 생긴 나쁜 습관이나 환경을 고쳐나갈 방법을 찾아보자.

▲방학 과제=부모가 다 해 주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친 방임도 문제. 부모가 아이들과 대화하며 방법을 가르쳐 주거나 스스로 찾아내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체로 일기, 자유선택과제 등이 밀리기 쉽다.

학부모들도 경험해본 일이겠지만, 몰아서 일기를 쓰거나 벼락치기로 과제를 해결하는 건 피하는 것이 좋다.

교사들은 "보여주기 위한 과제물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방학 초에 만든 계획표를 비교하면서 꼭 해야 할 과제를 스스로 정하하고 남은 시간에 차분하고 성의 있게 마무리하도록 하자. 일기를 미처 다 못썼다면 남은 기간 동안 성실히 쓰게 해서 어려서부터 '눈가림이 안 통한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부모가 벼락치기와 눈가림을 조장해서는 곤란하다.

과제를 수행할 수 없었던 사유가 있다면 편지로 써서 제출하거나 반성과 다짐의 글을 쓰도록 하는 게 낫다.

또는 남은 기간에라도 '캠프 체험담'이나 '친척집 방문기' 등의 글감을 잡아 글을 쓰게 하면 좋다.

▲생활 습관=자유로웠던 일과에서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개학 며칠 전부터 등교시간에 맞춰 일어나기, 일찍 자기 등을 유도하고, 책상 앞에 앉아 30분 이상 책읽기 등을 시키는 게 좋다.

개학하기 며칠 전부터 잠자는 시간도 조금씩 줄여야 한다.

또한 TV 시청이나 게임, 채팅을 목적으로 하는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고 편식이나 군것질 등 방학 동안 잘못 들인 식생활도 고쳐야 한다.

▲학과 공부와 예능 교육=기초 과목을 중심으로 자녀의 학력을 점검해보자. 한달 이상 쉬었던 학과 공부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계획을 짜서 보충하자. 방학에 맞춰 새로운 취미, 예능교육을 시작했다면 개학 후에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자녀의 흥미나 열의가 중요하다.

▲건강 점검=방학은 자녀들의 건강을 점검해보고 크고작은 병을 치료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다.

특히 방학 때의 불규칙한 생활과 과도한 놀이로 영양불균형 상태이거나 체력이 나빠졌을 수 있으므로 짚어봐야 한다.

대수롭지않게 생각한 문제가 개학 후 병으로 나타나는 수가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스스로 불편한 정도를 이야기하기 힘들기 때문에 눈여겨 살펴야 한다.

▲체험학습 결과물=방학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다.

하지만 어렵사리 한 체험활동의 성과가 별로 없거나 이렇다할 결과물이 없어 고민스러운 경우가 많다.

보충하기에는 시간이 없고 또 마땅한 대상도 없어 개학을 앞두고 낭패를 경험하기 쉽다.

이때는 너무 크고 거창한 체험 학습을 염두에 두지 말고 각종 입장권이나, 기념 사진을 바탕으로 방문지 중심의 신문 만들기를 해 보자. 가장 손쉽게 체험 결과물을 정리할 수 있다.

여기에 부모님의 인터뷰 내용을 첨가하거나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모아 예쁘게 도안, 편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문 스크랩을 하거나 신문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료를 모아보는 것도 좋다.

가족들의 생활 사진을 갖고 앨범을 꾸미거나 이야기 말을 넣어 화집으로 만들어도 된다.

편집과 디자인은 물론 자녀의 몫이다.

대단한 작품을 만든다기보다는 자녀가 혼자서,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만들도록 지도하는 게 중요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미디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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