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눈이 아프면 양방의 안과에 간다. 그렇다면 한방에서는 눈을 치료하지 못하는 것일까? 눈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은 양방과 다르다. 양방은 분과별로 구분하여 진료를 하기 때문에 우리 몸을 하나 하나 나눠 진료한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부분 부분은 모두 전신의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마치 홀로그램처럼 우리 몸을 해석한다. 눈은 외부의 모든 사물을 빛을 통해 받아들이는 감각기관이다. 이러한 눈을 한의학에서는 생김새를 근거로 일(一)자로 상징을 하며, 생명의 근원과 연관시켜 신(神)으로 설명하고 있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눈을 통해 알 수 있다고 한 것도 눈에는 그 사람의 모든 생명력이 투영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눈이 신체 내 오장(五臟)의 상태를 반영한다고 간주해 각 부위별로 오장을 짝 지우고 그 부위의 이상에 따라 눈의 상태뿐만 아니라 신체 내 장부상태까지 파악한다. 한의학에서는 눈이 아프다고 해서 눈만 진찰하는 것은 지극히 국소적인 접근이라고 여긴다.
눈을 통해서도 전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부분을 통한 전체적 접근의 입장을 가지게 된다. 눈은 오장 중에서 특히 간(肝)과 연관되며 근육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즉 눈이 아프면 간에 이상이 있는 것이고, 근육이 극도로 피로하면 간에 이상이 생기며 동시에 눈이 피곤하게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듯이 몸살을 앓는 경우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피곤해 눈물이 마르고 뻑뻑하게 된다. 심하면 눈곱이 많이 생기며 경우에 따라서는 눈이 충혈되는 예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모두 근육의 피로가 간에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이 영향이 눈에도 반영된 것으로 본다. 최근 한방 병·의원에서 홍채진단기를 이용하는 것도 이러한 이론에 근거한 과학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근육 피로로 인한 간의 이상이 있을 때 흔히 활용하는 처방이 쌍화탕(雙和湯)이다. 쌍화탕은 기(氣)와 혈(血), 이 두 가지를 모두 조화롭게 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흔히 쌍화탕을 양약과 함께 먹는 감기약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쌍화탕은 기와 혈의 부족을 도울 수 있는 처방으로 보약에 속한다. 감기 중에서도 허증(虛證)감기에 적합하다. 즉 심한 운동 후에 찬바람을 맞았거나 찬물에 목욕을 한 뒤 걸린 감기나 심한 운동 후 근육 피로로 인해 기운이 약해졌을 때 필요한 처방이다.
지난 해 눈병이 유행할 때도 안과에는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그러나 한방 병의원에도 상당수 환자들이 몰렸다. 안과 치료가 한방에서도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경산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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