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선 투표일인 19일 새벽 5시30분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몽준 통합21 대표의 '공조파기'에 대한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먼저 "오늘의 사태에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뜻하지 않은 일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당초 노 후보는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공조 균열'에 따른 유권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회견시간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피로에 지친 모습으로 당사 2층 기자실을 찾은 노 후보는 "솔직히 말해, 저는 사태가 이와 같이 된데 대해 아직까지 영문을 잘 모르겠다. 과정과 경위에 관해서 지금도 영문을 잘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고 곤혹스러워했다. 한마디로 믿기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는 "대북 관련 발언은 이틀 이상 계속한 발언이고 정 대표나 취재하는 분들이나, 그 누구로부터도 문제제기를 받은 적이 없는데 왜 선거 막바지에 문제가 됐는지 알 길이 없다"고 갸우뚱 했다.
특히 '차차기 대통령'을 거론한데 대해 노 후보는 "정동영 고문과 추미애 최고위원에 대한 발언도 그분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덕담일 뿐 당시 현장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박수로 격려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와 헤어지면서도 동대문에서 만나자고 악수하고 헤어져 (정 대표가)마음상하신 줄 몰랐다"면서 "마음이 상하셨다면 송구스럽게 이해를 구할 생각"이라며 '공조파기'를 되돌려 놓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노 후보는 이어 "정 대표와의 공조합의는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며 "기분 나쁘다고 금방 깨버릴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만큼 정 대표와 대화를 통해 오해가 있었다면 풀고, 되도록 공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견내내 노 후보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으며 경우에 따라 다소 떨리기조차 했다. 그래서인지 회견이 끝난 뒤 다시 기자실로 돌아와 "(회견을) 한번 더 해야겠다. 표정도 여유가 없고..."라고 아쉬움을 표시했으나 김상현 고문이 만류해 발길을 되돌렸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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