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주치의-다리 핼액순환장애

입력 2002-12-10 14:09:00

추운 겨울철이면 혈관이 위축돼 성인과 노인들에게 동맥경화가 발생하기 쉽다. 동맥경화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은 뇌졸중·심근경색증·협심증 등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요한 질환이 하나 더 있다. 다리에 동맥경화가 일어나는 경우이다. 다리에 발생하는 동맥경화는 흔히 신경통이나 근육통과 혼동된다. 이 때문에 진단과 치료를 제때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다리에 통증이 생기면 혈액순환장애가 없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질환은 가만히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통증이 없다. 그러나 조금 걷거나 경사진 곳에서 걸으면 허벅지나 장딴지, 발 등에 쥐가 나듯 근육통이 생기는 파행(跛行)이란 대표적 증상이 나타난다. 발이 아주 차갑고 저리며, 정상인 발에 비해 가늘어지는 위축성 변화가 서서히 온다. 병이 좀더 진행되면 발가락이 검게 상하면서 썩거나 헐게 된다. 이런 경우 상처는 아물지 않고 걷지 않아도 참지 못할만큼 아프다. 병이 더욱 발전하면 다리의 일부분을 잃기도 한다.

동맥경화를 조심해야 할 사람들은 남자·흡연자·고령자, 그리고 고혈압·당뇨병·고지질증 등의 성인병 환자들. 이들은 평소 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당뇨환자의 발 상처는 잘 낫지 않거나 발가락이 썩을 경우 동맥경화로 인한 동맥폐색을 꼭 점검해 이를 먼저 치료해야 된다.

치료 방법에는 운동·약물요법 등이 있으나 효과가 분명치 않다. 이에 비해 막힌 부위의 동맥 옆으로 새 혈관을 만들어 주는 우회 수술법은 효과와 성공률이 매우 높다.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혈관초음파 혈관기능검사와 함께 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진 정도를 직접 확인해 수술 계획까지 세울 수 있는 동맥촬영술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이런 혈관촬영술 중에 부분적인 동맥 폐색을 풍선성형술이나 그물모양의 '스텐트'를 이용해 검사하면서 동시에 치료를 하는 방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혈관질환 예방에는 뭣보다 고혈압·당뇨병·고지질증 등 성인병 관리가 우선이다. 조깅·산보·자전거 타기·등산 등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은 다리의 혈관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박기혁 교수(대구가톨릭병원 혈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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