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 아이들은 쉴 새 없이 냉장고 문을 연다. 이럴 때 나무라기만 할 게 아니라 질문을 던져보자. 요즘은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하고 얼음이나 차가운 음식을 꺼내먹을 수 있지만 냉장고가 없는 예전에는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는 시간을 내 석빙고를 찾아가 보자.
지금의 냉장고와 옛 조상들이 만든 석빙고를 비교하면서 과학의 원리와 조상들의 지혜를 되짚어가다 보면 더위도 저만치 물러나 있을 것이다. 석빙고는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영남지방에만 경주·안동·창녕·청도·현풍·영산 등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으므로 가까운 곳을 찾으면 된다. 현풍 석빙고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사전학습=체험학습을 가기 전에 석빙고의 유래, 우리나라 석빙고의 분포, 석빙고의 구조와 원리 등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한다. 검색 엔진에 석빙고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사이트들을 볼 수 있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로는 달성군청(dalseong.daegu.kr), 역사21(history 21.netian.com), 과학기기 전문사이트(www.edumart.co.kr), 냉장고의 원리(www.unionsteel.co.kr) 등이 있다.
◇준비물=나침반, 플래시, 온도계, 석빙고 참고 자료, 스케치북, 카메라, 필기도구 등.
◇찾아가기=구마고속도로 화원 톨게이트를 지나 현풍 인터체인지에서 내려 현풍으로 들어와서 하천을 끼고 현풍면사무소(053-614-3002)를 지나면 안내판이 있어 쉽게 찾을 수가 있다. 요즘은 성수기여서 거의 매일 개방하고 있다. 문이 닫혀 있을 경우 면사무소로 연락하면 열어준다.
◇체험학습하기=석빙고는 얼핏 봐서 거대한 무덤처럼 뚜렷한 특징이 없다. 그냥 구경만 한다면 별로 재미가 없다. 사전 준비를 통해 체험학습을 하다 보면 밋밋한 석빙고의 구조도 새롭게 보일 것이다.
①나침반으로 방향 알기=나침반으로 석빙고의 문과 석빙고 주변으로 흐르는 하천의 방향을 살펴본다. 하천 방향으로 해가 떠 있는 것을 보면 남쪽인 듯 하지만 막상 나침반을 들이대면 북쪽으로 하천을 가리킨다.
실제로 확인해보고 이곳의 특이한 지형에 대해 주민들에게 물어보거나 주변의 위치를 확인해서 그 원인을 알아보자. 드나드는 입구는 남쪽이지만 입구 바로 맞은 편에 산이 막혀 있어 출입구가 아주 불편한데 이것도 분명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지었을까?" 함께 얘기해 보면 좋을 것이다.
②실내외 온도 재어보고 비교하기=내부로 들어가면 매우 어두워서 겁을 낼 수도 있다. 랜턴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불을 밝혀서 안으로 들어가면 시원한 냉기를 느낄 수 있다. 바깥의 온도와 실내의 온도를 재어보고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자.
③석빙고 구조 파악하기=만약 얼음을 둔다면 어디에 두었을지 살펴보고 천장에 있는 두 개의 굴뚝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자. 굴뚝은 공기 순환용으로 만든 것이므로 왜 굴뚝을 만들었을지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공기의 순환이나 대류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시킬 수 있다. 즉 차가운 공기는 가라앉고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간다는 설명과 함께 더운 공기를 배출하기 위해 굴뚝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쉽게 나오는 것이다.
또 실내는 주로 어떤 구조물로 되어 있으며 밖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보자. 석빙고 내부는 화강암, 외부는 진흙과 잔디로 돼 있는데,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것은 열 전달률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하천에서 돌과 진흙을 주워 햇볕에 널어놓은 뒤 어느 것이 더 따뜻한지 살펴보자. 화강암은 진흙에 비해 3배 정도 열 전달률이 높으므로 열이 잘 빠져나가도록 내부는 돌로 만들고 지붕은 진흙, 석회 등으로 덮어 열이 잘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진흙 지붕 위에 잔디를 심어 태양의 복사열을 차단한 점, 바닥 한 가운데에 기울어진 배수로를 내 얼음에서 녹은 물이 즉시 밖으로 빠져나가게 한 점도 석빙고의 독특한 기술이란 점을 이해하게 한다.
◇주변 둘러보기=현풍에는 유적지가 대단히 많으므로 출발 전에 인터넷으로 답사 코스를 정하면 한번에 많은 곳을 다녀올 수 있다. 곽재우 장군을 모시고 있는 예연서원과 도동서원, 이양서원 등을 구경한 뒤 현풍곽씨 정려곽이나 곽재우 장군 묘소 등 여러 유적지를 둘러보면 긴 여름 해도 설핏 저물어갈 것이다. 달성군청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미디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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