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8천선이 무너지면서 4년만에 최저치로 폭락, 세계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9·11테러' 때에도 흔들리지 않던 뉴욕 증시가 이처럼 무기력한 장세를 보이자 미국발(發) 금융불안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더블 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심지어는 1929년 대공황 당시의 상황과 흡사하다는 비관론까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 하락에 우리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런 하락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잇단 회계 부정 사건이다. 미국 자본주의의 최대 강점인 기업 회계 투명성이 완전히 훼손되고 법무부가 제약회사인 존슨&존슨사를 조사할 정도가 됐으니 미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한껏 높아져있다.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져 증시자금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책이다. 이미 97년 외환위기를 통해 세계적인 금융불안의 대가를 혹독히 치른 한국은 또다시 불어닥칠지도 모를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당장 국내 주가는 700선이 위협받고있으며 환율 하락으로 수출경쟁력은 떨어지고 수입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라 수출이 확대돼 올해 성장률이 6.1%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이 탄탄해 외부 충격에 강하다"고 자만하는 등 장밋빛 일색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해외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미국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 경우 그 파장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다. 경제를 너무 비관하는 것도 좋지않지만 외환위기 직전 그렇게 큰소리 쳤던 경제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을 경험했듯이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내놓아야한다.
최근 '마늘 협상'처럼 여론이 두려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덮어둔 채 국민을 호도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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