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국가출범 잠정 합의 산넘어 산

입력 2002-06-18 15:34:00

美, 이 일방 국경설정 반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임시 국경선을 갖춘 팔레스타인 국가의 조속한 출범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스라엘의방벽설치가 중동평화 협상의 새로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가 출범 합의=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7일 팔레스타인측과 만나 임시 국경선을 갖춘 팔레스타인국가의 조속한 출범에 관한 합의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페레스 외무장관은 이날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약 8주안에팔레스타인 임시국가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팔레스타인 국가의 국경선은 아직 최종 획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페레스 장관은 "지난주 아흐메드 코레이 팔레스타인 자치의회 의장 등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만나 이런 합의에 도달했으나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승인을 얻은 상태는 아니나 거부된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군의 전면 철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수석협상대표는 "이스라엘군이 유엔결의에 따라 지난 1967년 중동전 당시의 국경지역으로 전면 철수하기를 바라며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창설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라파트의 장벽설치 비난=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17일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따라 분리 장벽건설에 들어간 것과 관련, "시오니즘적 인종차별주의를 반영하는 끔찍한 침략행위"라고 비난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장벽 구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자제 촉구=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방벽 설치가 평화협상 재개에 새로운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 이스라엘과 관련국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17일 이스라엘의 장벽 설치가 분쟁 확산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이란과 레바논, 시리아 등에 촉구했다.

미 행정부는 또 이스라엘 측에 우회적 압력을 가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국경과 같이 영구적 상태와 관련한 사안들은 팔레스타인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면서 "미국은 이 장벽이 새로운 국경을 설정하려는 시도일 경우 이에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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