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조업 노령화, 대책 시급

입력 2002-06-13 00:00:00

한국 경제발전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지속 성장'의 발목을 잡는 암적 요인이다. 물론 경제회생의 새로운 주자로 금융.정보기술(IT)산업과 서비스업이 등장하고 최근에는 지식기반경제가 확산되면서 신(新)산업이 각광을 받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그 반사작용으로 제조업이 젊은층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다면 경제의 건전성이 훼손될 것이고 그 결과 성장잠재력이 크게 떨어져 경제의 근간마저 위협받지 않을 수없을 것이다.

12일 LG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이자 기술.기능이 필요한 섬유 화학 철강 조선 등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2000년 기준)은 37~39세인데 반해 컴퓨터 정보처리서비스업 금융.보험업 등은 30~32세에 불과, 제조업에 대한 청년층의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함에 따라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지적됐다.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산업이 이동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그 쏠림의 속도다. 산업 이전 과정이 무리하게 진행되면 근대화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젊은층으로 전달되지 않아 성장 잠재력 하락으로 제조업 공동화(空洞化)현상은 피할 수 없게된다. 생산현장은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생산기지 해외 이전을 초래할 것이다.

이미 지난 5월 대한상의 조사에서 서울지역 제조업체의 44%가 생산거점을 벌써 해외로 옮겼으며 34%는 이전을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제조업 공동화는 곧바로 심각한 실업문제로 연결된다.

제조업의 노령화 방지는 금융 첨단업종에 비해 홀대받고있는 이공계 기술인력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책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은 첨단산업의 발달은 산업연관효과가 낮다. 따라서 아직은 전통적인 제조업이 수출의 주력부대가 돼야한다. 투자와 제조업이 뒤따르지 않는 경제의 '거품'은 터지게 돼있다는 사실을 두 번 경험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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