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네덜란드에 튤립을 유난히 좋아하는 백작부인이 살았다. 백작부인은 시중에 좋다는 튤립이 있으면 사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 청탁차 백작부인 집에 들렀던 부인네의 눈에는 튤립이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다.
백작부인 따라하기가 성행하면서 튤립은 투기의 대상이 됐다. 튤립 한 뿌리 값이 마차 한대와 교환되기도 했다.그러던 어느날 오랜 외국생활로 국내 물정을 모르던 한 상인이 튤립 뿌리를 양파로 착각하고 먹어 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흥분한 집주인은 상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튤립이 한낱 화초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튤립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튤립은 결국 원래의 화초 가격으로 폭락하고 말았다.
'튤립 광풍'은 주가의 형성 원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특정 기업의 가치가 어떻게 하루만에 상.하한가까지 오갈 정도로 급변할 수 있는 것일까.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 재료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기업의 실적, 재무구조 등 눈에 보이는 요소로만 주가가 결정된다면 주식 만큼 쉬운 것이 없을 것이다.
실전에서 이는 참고자료일 뿐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매수세와 매도세간의 힘의 우열이다. 주가가 수요.공급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간과하고 실적, 재료, 현재의 주가수준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잘못된 투자 습성이다.
망하는 회사라 하더라도 '사자'는 힘이 강하면 주가는 올라가게 되어 있다. '개미'들에게는 주가를 끌어 올릴 만한 힘, 즉 시장주도권이 거의 없다. 결국 개미가 살 길은 시세에 편승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주식은 예측이 아닌 대응의 영역인 것이다.
김해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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