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우선 정부, 해법 골몰

입력 2002-02-23 00:00:00

정부는 북한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화제의에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 결국 대화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계속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남북 및 북미대화를 병행 추진하되 북미대화가 재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우선 남북대화를 성사시키는데 주력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북한이 2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부시 대통령의 대화제의를 강력 비난하며 일단 거부의사를 밝힌 것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를 비난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이 대화자체를 완전 거부한 것으로 보기는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 발언의 핵심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문제등 한반도 현안들을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잘 알 것"이라면서 "가능한 채널을 통해 이를 북한측에 적극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이 당장 북미대화에 응하기보다는 시간을 벌며 미국의 진의를 파악한 뒤 대화에 응해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우선 남북대화 재개에 역점을 두기로 했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양해와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과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비켜간 것이 주목된다"면서 "북미대화는 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아무래도 남북대화가 먼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의 선의를 기대하기보다는 식량및 비료지원 등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북한은 2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 부시 대통령이 '최고수뇌부'(김정일 국방위원장)와 북한체제를 악랄하게 중상모독 했다고 비난하고 "우리 체제에 대한 부시의 망발은 그 체제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우리 인민의 민족적 감정에대한 모독이며, 우리와의 대화부정 선언이나 같다"며 북미간 대화를 거부했다.

북한은 "미국이 우리 제도를 인정하려 하지 않으면서 침공의 구실만을 찾기 위해 제창하고 있는 그런 대화는 필요없다"며 "우리는 우리 제도를 힘으로 변경시켜보려고 망상하고 있는 부시 패거리와는 상종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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