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3일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탈퇴를 결정, 핵·전략무기 확산억제 체제가 붕괴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러시아측은 미국의 협정탈퇴에 반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탈퇴경고를 하는 등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군사강대국간 군비경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측 입장=미국은 "불량국가들이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기 시작해 ABM협정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며 적국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MD) 체제 구축을 구상해왔다.
미국은 13일 ABM 탈퇴결정을 공식 발표하고 6개월전 상대방에 공식 통보토록 된 협정조항에 따라 이날을 기점으로 6개월뒤 ABM협정을 탈퇴할 계획이다.
미국은 ABM 협정탈퇴 후 우주미사일 요격 또는 해상 미사일 요격 시스템 개발 등 MD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러·중의 반발=러시아 정부의 공식입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러시아 측은 미국의 ABM 탈퇴 결정에 맞서 START 협정 탈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하원(두마)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만약 ABM협정이 더 이상 존속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핵계획에 있어서 보다 자유로운 처지에 서게 되며 현재 START-Ⅰ과 START-Ⅱ에서 탈퇴하는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는 어떠한 지상발사 다핵탄두 미사일도 배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이같은 공약 역시 폐기될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로고진 위원장의 말을 인용, "우리는 핵 억지력의 방어수단과 공격 수단이 모두 연결되어야 한다고 믿고있다"고 전했다.
중국측 역시 미국이 ABM 협정을 어길 경우 전략적 균형유지를 위해 강력한 신형 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처럼 미국의 ABM 탈퇴가 기정 사실화될 경우 미국과 러시아는 물론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의 군비강화경쟁이 다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 동맹국 입장=영국, 네덜란드 등 미국과 안보이해가 밀접하거나 미군기지가 설치돼 있어 미국 미사일방어기지 개발에 경제적 이해가 걸려 있는 국가들의 경우 부분적으로 MD에 찬성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 우려와 불안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럽이 미 MD 계획을 우려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크게 유럽안보위협, 세계군비경쟁 촉발 때문.
또 유럽은 군사력과 경제력에 비례해 거대화되고 있는 미국의 독보적인 국제정치력도 두려워하고 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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