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프로스포츠 각광

입력 2001-12-07 14:19:00

북한에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프로스포츠가 있다. 완전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와 프로의 중간, 즉 세미프로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북한에서 가장 먼저 프로화로의 길로 접어든 스포츠 종목은 권투와 축구다.

권투는 92년 프로권투협회가 결성되고, 이듬해 4월 평양 청춘거리경기장에서 '공화국 프로권투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95년 세계권투평의회(WBC)에 가입하고 97년에는 세계권투협회(WBA)와 범아시아권투협회(PABA) 등 국제 스포츠 기구에 회원국이 되면서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축구의 프로화는 90년 창설된 '평양컵 국제축구대회'에 상금제를 채택하면서부터다. 이는 일종의 세미프로 방식으로 우승 2만달러, 준우승 1만달러, 3위 5천달러의 상금이 지급됐다. 이 상금액수는 천문학적인 상금이 걸린 국제대회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지만 북한의 경제력과 외화사정에 비추어보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95년 평양에서는 국제프로레슬링대회가 열려 또 하나의 프로스포츠를 탄생시켰다. 이 대회는 함경남도 출신의 전설적 레슬러인 역도산의 제자인 안토니오 이노키가 마련한 것으로 순수 체육행사라기보다는 쇼비즈니스 성격의 행사였다.

프로농구는 97년 인민보안성 소속 압록강체육선수단의 남자농구팀이 '태풍'으로, 이 체육선수단 여자팀은 '폭풍'으로 개명하면서 프로화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프로스포츠라 해도 북한의 프로는 자신의 경기결과에 따라 수입이 정해지는 서방국가와 달리 상금의 대부분은 국가와 소속단체에 귀속된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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