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중학교과정 대안학교가 전국 처음으로 전남 영광에서 내년에 개교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반 중학교 교과 70%와 특성화교과 30%로 구성된 기숙사학교인 이곳은 주로 중도 탈락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간디학교의 중학교과정 인정문제로 시끄러웠던 과거를 돌이키게 하는 일이나, 몇 가지 느낌이 있다.
필자는 지난 한달 동안 MBC 라디오에서 매주 외국의 대안학교를 소개한 바 있다. 직접 방문했던 영국의 섬머힐, 독일의 슈타이너, 일본의 키노쿠니, 스페인의 벤보스타, 프랑스의 프레네학교 등이었다. 그러나 그 어느 곳도 문제아 대상이 아니며 교과과정이 일반과정 중심에 특성화가 가미되지도 않았다. 반대로 일반 학생 대상이고 교과과정은 특별하게 없는 점에서 일반 학교에 대안이 되는 학교였다. 따라서 영광의 그것과는 물론이고 지금 우리 나라에서 운용되는 공식의 어느 대안학교와도 다르다.
대안학교란 아이의 자발성, 자주성, 주체성을 강조하고 그 개성과 개인차를 중시하며 교육을 생활과 합치시킴은 물론 학교공동체의 자치를 통한 민주주의의 함양에 그 목표를 둔다. 따라서 정해진 교과가 없고 교과서도 없으며 시험도 숙제도 없다. 기본적으로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자유롭게 탐구하도록 하고 교사는 그 개발에만 관심을 갖는다. 나는 이러한 대안학교를 우리 교육의 대안으로 소개했는데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는 대안학교란 그런 대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올해 수능이 어려웠다고 야단법석이었으나 과거에는 몇 년간 너무 쉽다고 야단법석이었음을 기억하는가? 내년에는 또 어떤 법석이 생길 지 모르겠으나 그 누구도 저 수능이라고 하는 것으로 상징되는 우리 교육의 획일성, 관료성, 비주체성, 비민주성을 비판하지 않는다. 이런 풍토에서 대안교육은 있을 수 없다. 박홍규(영남대 교수.법학 )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