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입 지원전략 이렇게

입력 2001-12-03 00:00:00

수능 점수 폭락을 성적표로 확인한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허탈과 안도가 엇갈렸다. 예상대로 자신의 점수가 떨어진 데 대한 허탈함과 함께 나만 시험을 망친 게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 이제부터는 마음을 가다듬고 정시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올해 정시모집에는 변수와 함정,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다. 자칫 점수가 떨어졌다고 낙담하며 아무렇게나 준비하다가는 뜻밖의 손해를 보기 쉽다. 반면 점수가 다소 못 나왔더라도 대학별 요강과 자신의 영역별 수능 점수, 내신성적 등 전형요소를 잘 맞춰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점수 폭락에 따른 전망=수능 점수가 크게 떨어지면서 상위권 수험생들은 정시 지원에 그다지 혼란을 겪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변별력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 그러나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수능 점수가 인플레됐던 작년의 상위권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1점이나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엇갈릴 가능성이 많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수능 점수가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비중있는 요소가 되겠지만 논술고사나 면접 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서울대의 경우 심층 면접이 2단계 전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능점수를 잘 받았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논술고사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점수 간격이 밀집돼 만약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에 지원한다면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그러나 중·하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논술고사가 없기 때문에 지원 전략을 잘 짜는게 그만큼 중요하다.

▲주의해야 할 변수=우선 계산에 둬야 할 점은 정시모집군이 작년 4개에서 3개로 줄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가'군과 '나'군에 비슷한 점수대의 대학이 대거 몰린데다 '다'군에는 지원할 만한 대학이 그리 많지 않아 수험생들의 복수지원 기회는 사실상 한두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어느 대학에 소신 지원하고 어느 대학에 안전 지원할 지 잘 따져봐야 한다.

실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인 분석은 없지만 교차지원도 정시모집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수험생들로서는 지원할 대학·학과가 교차지원을 허용하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자연계에서 인문계나 예·체능계로 옮겨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 더 많아졌기 때문에 이들이 정시 지원 때 자연계로 되돌아올 경우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2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들의 실제 등록률도 잘 살펴야 한다. 수시 합격자는 오는 7, 8일 등록하지만 등록하지 않고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적잖은 미등록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은 정시모집 정원에 추가되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수시 합격자 등록률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그에 맞춰 원서를 내는게 바람직하다.

▲영역별 점수가 당락 가른다=대학 지원 때는 올해 새로 공개된 영역별 성적 누가분포표를 잘 활용해야 한다. 영역별 석차가 당락의 관건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 총점 대신 영역별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이 서울대·고려대 등 48개나 되고, 영역별 점수 가중치를 반영하는 대학도 연세대·부산대 등 47개에 달한다.

또 192개 대학 중 142개 대학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원점수 기준보다는 변환표준점수 기준표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서울대 경우 인문·자연계별로 각각 3, 4개 영역 점수만 반영하기 때문에, 총점이 낮아도 해당 모집단위에서 반영하는 영역별점수가 결정적이다. 서울대는 특이하게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은 원점수를 반영하고, 사회탐구·과학탐구는 자체 산출한 표준점수를, 제2외국어는 표준점수의 백분위 점수를 활용해 또다시 별도로 산출한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인문계 중 법대·인문대·사범대·농생명과학대는 언어·사회탐구·외국어·제2외국어 성적을 반영하므로 만점이 292점, 경영대·사회과학대는 언어·수리·사탐·외국어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만점이 352점이 된다.

자연계는 모든 모집 단위가 수리·과탐·외국어만 반영하므로 232점 만점이다. 결국 자연계 전학과에선 이번에 점수 하락폭이 컸던 언어영역 성적은 필요 없으므로 수리 영역이, 법대·인문대 등에선 언어영역 성적이 제일 중요하다. 제2외국어 성적도 무시할 수 없다.

연세대는 수능 성적은 전영역을 사용하나 인문계는 사회탐구에,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에 50%의 가중치를 두므로 가중치 적용 후 성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활용하는 점수는 변환표준점수.

고려대는 인문계열은 과탐을 제외한 4개 영역을, 자연계는 사탐을 제외한 4개 영역을 반영한다. 영역별 가중치도 적용, 인문계는 외국어와 수리영역,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에 각 50%의 가중치를 적용한다. 역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중하위권 대학들도 대부분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한다. 때문에 전체 수험생 평균점수가 가장 낮고 점수배점이 높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을 잘 보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영역은 변환표준점수 94~74점대에 37만명이 몰려 있고, 수리영역은 54~44점대에 27만명이, 외국어영역은 59~44점대에 40만명이 몰려 있다. 중하위권 지원 때는 이들 3개 영역 점수를 엄격하게 따져봐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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