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마찰 표면화

입력 2001-11-27 14:16:00

민주당 쇄신파와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가 특대위 운영과정의 문제점을 놓고 논란을 벌이며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 쇄신파에서는 특대위가 '밀실논의'를 하고 있다며 세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특대위는 "무슨 소리냐"며 발끈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26일 한광옥 대표 주최 상임고문단 조찬 회동에서 표면화됐다. 김근태.정동영.정대철 상임고문 등이 특대위 논의과정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동영 고문은 "당내에서 많은 사람이 쇄신을 말하지만 쇄신 내용이 뭔지 서로 잘 모르고 있다"며 "쇄신내용이 뭔지 공개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태.정대철 고문도 "당을 어떻게 쇄신할 것인가 하는 내용이 공유돼야 논의과정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특대위의 조세형 위원장은 "혹시 특대위의 공정성이나 중립성을 의심하거나 채근하는 것이라면 필요없다"면서 "공개하지 못할 것도 없지만 당내에 이론이 있는 문제를 공개하면 뭐라고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강한 불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동영 고문이 "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하자 조 위원장이 "신뢰한다면 언론에 먼저 말하지 말라"며 쇄신파의 최근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같은 양측의 신경전은 곧장 '실력대결'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당내 초.재선의원들과 개혁성향의 의원들이 27일 '쇄신연대'를 공식 출범시킴에 따라 당 쇄신과 관련해 특대위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쇄신연대 출범과 동시에 일부 의원들은 "당체제에 대한 혁명적 변화없이 정권재창출은 불가능하다"면서 "그런데도 특대위와 일부 대선주자들은 권력투쟁적 논의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결양상을 두고 민주당이 분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성급한 분석도 내놓고 있다. 28일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 회의에서 쇄신연대가 이같은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시할 경우 특대위와 당권파에서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 민주당의 장래와 관련해 주목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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