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논문 표절 '국제망신'

입력 2001-11-19 12:25:00

통신분야의 세계적인 학회 전문지에 국내 교수 3명이 공동 명의로 게재한 논문이 외국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져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산하 통신학회(Communications Society)서 발간된 'IEEE 커뮤니케이션즈' 11월호는 '편집장이 보내는 글'을 통해 한국 교수 3명의 논문 표절 사실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G.S 쿠오 편집장은 "5월호에 게재된 한국 교수 3명의 논문은 캐나다 빅토리아대 매닝 교수 등 3명의 논문을 상당 부분 표절했다"고 지적하고 "표절은 개인의 창의성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더러운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편집장은 2개 논문을 비교해가며 30여개 항목에 걸쳐 자세히 표절임을 증명했다.

논문 표절을 한 국내 교수 3명은 지역 ㄱ대 박모 교수, 박 교수의 제자인 부산 ㄷ대 백모 교수, ㅍ공대 홍모 교수 등이다. 이들이 5월호에 게재한 논문 '유틸리티 모델을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서비스 레벨 약정의 관리'에는 박·백·홍교수의 순서대로 공동 논문의 저자로 게재돼 있다.

이들 3명 중 박교수와 백교수는 공식 사과문에서 "캐나다 매닝교수 등의 모델과 도형, 콘셉 등을 재사용해 매우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ㄱ대 박교수는 "제자인 백교수 논문을 전문지에 올렸을 뿐 표절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으며, ㅍ공대 홍교수는 "학회활동을 통해 알게 된 백교수의 영어 번역을 감수해 줬을 뿐 논문이 발표되는 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때문에 홍교수는 미국 전기전자학회에 보낸 사과문에 서명하기를 거부했으며, 11월호 전문지에 게재된 공식 사과문에도 홍교수 서명은 빠져있다.

한편 지역대 한 교수는 "논문 저자에 첫 순서로 이름이 올라있으면서 표절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만약 논문을 게재해 준 것에 불과하다면 논문 저자에 첫 순서로 이름을 올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이들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논문을 베껴놓고 시험 부정행위하지 말라고 가르칠 것이냐", "연구와 관련없는 교수들이 업적만 쌓으려다 들킨 것"이라는 등의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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