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삶에 여유가 생겨야 건강도 챙기죠. 살기도 빠듯한데 돈을 낭비할 수 있나요".
회사원 이모(33·대구시 달서구 본동)씨는 2년동안 매일 먹었던 한약 추출액 제품과 비타민제를 최근 끊었다. 이씨는 "올들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봉급도 깎이는 등 생활이 힘들어져 꼭 필요하지 않으면 절약하기로 했다"며 "헬스운동기구도 하나 사려고 했는데 다음으로 미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인기가 높던 비타민제, 다이어트 약품 등 의약품은 물론 건강보조식품과 건강헬스기구 등 건강관련 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급감하고 있다.
대구시 남구 한 약국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쯤 비타민제, 피로회복제, 다이어트 약품 등의 매출이 하루 60만원 이상은 됐으나 요즘은 하루 30만원도 힘든 실정이다.북구의 다른 약국도 지난해 15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금은 70만원 수준으로, 매출이 절반이상 떨어졌다. 이 약국 약사는 "예전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는데 올 여름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재고 걱정때문에 새로 들여놓지도 않는다"며 "IMF 직후때보다 경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90년대 중반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티나게 팔렸던 건강헬스기구나 건강보조식품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세기헬스마트 대구본점에 따르면 헬스기구, 발마사지 용품 등 건강용품을 찾는 소비자가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헬스마트 관계자는 "예년엔 한여름과 겨울철이 성수기였는데 올해는 경기가 힘든 탓인지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과 동아쇼핑의 경우 홍삼, 꿀, 건삼 등 건강식품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가량 줄었다. 동아쇼핑 관계자는 "그동안 건강식품은 꾸준히 팔렸는데 올해는 손님들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가을철이 성수기인 한의원도 올 가을은 예외다. 대구시 북구 ㄷ한의원 원장은 "지난해 가을철보다 손님이 30%가량 줄었다"며 "지역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사람들이 건강과 관련해 쓰는 돈을 일단 줄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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