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대입을 위한 수능시험이 끝났다. '입시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학입학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어온 우리 나라에서 대입 수능시험은 해마다 전국민의관심사가 된다. 그런 가운데 교육방송 EBS가 11일 밤 9시 30분 '뉴스매거진 교육현장'에서 '수능, 그 3일간의 기록'을 방송, 관심을 끌었다.
서울 강남 모 고교의 협조로 수능 하루 전과 수능 당일, 그 다음날의 고3 모습들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는데, 수능 전날 학교에서 수험생과 교사, 학부모가 큰 상에 돼지머리 등 제수를 차려놓고 '2002 수능시험 고득점 취득 기원회' 고사(告祀)를 지내는 광경은 뜻밖이었고 놀라웠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대비해온 수준보다 한참 더 어려운 시험을 대하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거 하려고 한평생 그렇게 살았잖아요? 허무하죠""평소엔 모르는 게 없었는데, 모르는 게 많아서…""시간이 부족했어요. 난이도가 중간 정도만 됐어도…"하는 수험생들의 말이 뼈아프다."하루에 끝난다는 게 허무해요. 이틀쯤에 걸쳐 하면 좋을 텐데""아이들을잡는 것 같아 너무 가혹해요. 입시가 너무 자주 바뀌고…. 시험 한 번으로 인생을 결정지어 버리는 것은 지나치죠"현장에서 기다리던 학부모들의 말이다.
중학생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다수 출제되었던 작년 수능의 문제점은 해소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간 내세웠던 '공교육을 바로잡고 사교육을 근절시키기 위한 쉬운 수능'논리의 허구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시청자들은 수능시험 출제에 수년간 갈팡질팡 시행착오를 일으켜온 교육부가 앞으로는 난이도에 차이가 없으면서 변별력은 있는 훌륭한 문제들을 출제해 지금과 같은 학생.교사.학부모들의 근심이 옛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
EBS의 기획으로 수험생의 3일 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다행이었는데, 보다 깊이 있게 취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특집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디어모니터회 최영자 glsarang@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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