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뒤 후원금 매년 10% 감소

입력 2001-11-05 16:22:00

3일 오전 10시쯤 북구 산격동 산격종합사회복지관 1층 어린이집.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이들 20여명이 따뜻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윤은지(7·가명)양은 얇은 옷만 걸친 채 아침도 먹지 못하고 배고픔에 떨고 있었다.

지난 3월부터 은지는 아침을 거르고 있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빚독촉에 시달리다 집을 나갔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식당일을 나가는 어머니는 은지에게 밥을 해먹일 형편이 못되기 때문.

한달 전 보다 못한 동네 주민들이 이 곳으로 은지를 데려왔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린이집은 점심과 저녁만 제공하는데다 예산부족으로 토·일요일은 무료급식을 실시할 수 없는 실정. 게다가 한 복지재단 후원금으로 지난 1년간 저녁을 제공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후원자가 나타나지 않아 다음달부터는 이마저 중단해야 할 처지다.

복지관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결식아동이 불과 두달 동안 10여명이나 늘었다"며 "아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줄 수 없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50분쯤 서구 내당동 주택가의 한 허름한 한옥.

1평 남짓한 방 한 칸에 이모(82·여)씨가 혼자 살고 있었다. 이씨는 평일에는 사회복지관에서 배달되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지만, 주말에는 직접 해먹거나 동네 경로당에서 해결한다. 구청에서 나오는 생계비로는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돌봐주는 이가 없어 몸이 아플 때는 굶을 때가 더 많다.

이씨는 "경로당에 나가보면 밥을 굶는 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며 "날씨가 추워지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결식아동 및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파악된 결식아동은 448명으로 지난해 269명 보다 179명이 늘었고, 결식노인도 지난해 500명보다 60명이 는 560명으로 증가 추세다.

대구시는 이들에게 중식을 제공하고 있지만, 미취학 어린이 및 구청의 후원을 못 받는 결식노인들은 배고픔에 떨 수밖에 없다. 각종 사회복지단체에도 후원금이 갈수록 줄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IMF뒤 매년 모금액이 10%씩 줄어들고 있다.

모금회 신철호 사무국장은 "경제난으로 결식 아동과 노인들이 늘고 있는 반면 기부금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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