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정토론 새 정치 모델돼야

입력 2001-05-21 14:12:00

여야와 정부가 지난 주말 모처럼 한 자리에 앉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제정 등 6개항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물론 여야가 이 자리에서 이끌어낸 합의 내용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긴 했다.

그러나 그동안 당리당략에 치우쳐 정쟁만 일삼던 여야가 모처럼 머리를 맞대고 우리경제의 초대현안인 구조조정. 공적자금과 기업환경 및 서민생활, 국가채무 등거의 모든 문제를 논의한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여.야.정은 6월 임시국회에서 재정 개혁 3법의 제정 및 개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제정에 합의하고 도산관련3법의 통합을 추진키로 했다.또 건설업 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하고 신축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일정기간 면제해 주는 등 주택관련 세재 개편에 합의 한 것도 우리의 기대를 끄는 대목이다.

그동안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무려 30조원에 이르는 공공자금이 국회 동의 등 아무런 견제없이 사용됐던 만큼 이번에 공적자금 성격을 띤 공공자금을 이용한 구조조정 지원을 축소키로 의견을 모은 것도 관심사다.

어쨌든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우리 경제의 걸림돌이라는데 여야가 합의함으로써 경제 회생을 위해서 초당적 협력의 자세를 보였다는 것이 우리의 주목을 끈다.

물론 이번 토론회에서도 주요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서 여야ㄱ는 인식을 달리 했었다.

국가 채무에 대해 야당은 '사실상 1천조가 넘는다'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끝내 119조7천억원에 불과하다 했고 재벌 규제에 대한 정책에서도 확연한 인식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그러고보면 우선 보기에는 이번 토론회에서 현실적으로 얻은것이 별로 없지 않나하는 지적도 나올만하다. 여야간에 이뤄진 6개 합의사항도 그동안 여야간에 긍정적으로 논의돼온 것들인데다

막상 앞으로 여야 각당의 당론 결정 과정에서 또다르게 바뀔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느 것 하나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게다가 핵심사안들은 이견만 다시 확인했을뿐이어서 '소리만 요란했지 얻은 것이 뭐냐'는 반론도 있음직 하다. 그러나 우리는 가시적인 성과만을 따지기 전에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이함께 모여 앉아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인 것만 해도 '큰 성공'이라 믿는다.국정이 지금처럼 표류하는데도 정쟁만 일삼는 여야의 모습에 절망한 국민들에게 국정을 걱정하는 모습이나마 보인 것만해도 국민 신뢰 회복의 작은 계기가 된다는 생각이다. 여야는 이번 토론회를 일과성으로 끝내지 말고토론의 정치, 설득의 정치의 실마리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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