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공항, 지방소외는 잘못

입력 2001-03-23 14:50:00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중추공항으로 부상,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지만 대구를 비롯한 지방민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우선 급한게 항공의 국제경쟁력을 높여 외국항공 유치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사정까지 감안할 계제가 아니라는 건 이해하지 못하는바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시각에서 봤을때 결국 공항이용객들의 상당수가 지방민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방민들의 불편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건 건교부의 단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이 인구나 산업 등의 비중이 큰 것이 현실이지만 앞으로 불가피하게 도래할 지방화시대를 고려한다면 인천공항의 지방과의 연계는 필수적이다. 또 당장 김포공항의 국제선이 인천공항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겪을 지방민들의 불편을 건교부가 깡그리 무시했다는 건 정책부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구공항에도 대구~오사카노선이 개설돼 있고 중국 칭따오 노선도 이미 확정돼 있긴 하지만 다른 지역 외국여행에는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지금까지 연간 약 1만명의 대구·경북 해외여행객이 김포공항을 통해 동남아·미주대륙이나 유럽 등지로 나간걸 감안할때 앞으로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거꾸로 대구를 찾는 해외여행객이나 외국바이어들의 불편까지 감안하면 대구~인천간의 직항로 개설은 지방의 사활이 걸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지방문제를 인천공항 공사기간 8년4개월 동안이나 염두에 두지 않고 지나쳤다는 건 교통행정의 맹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건교부는 부랴부랴 다른 지방에 비해 승객이 많은 부산과 제주노선만 개설했지만 그것도 하루 1~3편으로 했다는 건 그야말로 단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폭주하면 부득이 김포까지 가야하는 이중고를 겪는건 뻔한 이치가 아닌가.

이건 인천공항이 국제선에만 지나치게 신경쓴 나머지 그다음 초래할 국내문제는 거의 고려하지 않은 정책부재의 일단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구 등 다른 지방민들의 불편은 아예 무시했다는 처사는 우리 국정의 고질인 '편향성'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례로 당장 대구서 오후에 예식을 치른 신혼여행객들은 서울서 하루밤을 자야한다는 문제를 야기해 '비용·시간'초과 불편도 문제지만 서울이 거꾸로 더욱 포화상태를 이루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역의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경제인들은 이런 상황을 고려, 대구~인천직항로 개설이 하루빨리 성사될 수 있도록 발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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