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계간지 봄호 쏟아져

입력 2001-02-28 00:00:00

내일이면 3월, 계절은 이제 겨울에서 봄으로 새 옷을 갈아입는다. 일제히 봄호를 선보인 계간 문예지들의 표지도 화사하다.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특집에서부터 지난 겨울 세상을 뜬 서정주의 시혼을 더듬는 특집까지 다양한 기사와 신작들이 잡지를 빼곡이 메우고 있다.

'창작과 비평'은 창간 35주년 기념호로 만들었다. 먼저 편집진의 보강이 눈에 띈다. 서양사학자 유재건, 문학평론가 한기욱씨가 편집위원으로 가세했고, 물리학자 소광섭, 중문학자 이욱연, 시인 나희덕씨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또 잡지 꾸밈새에도 변화를 주었다. '독자의 편지'를 앞자리에 끌어내 독자들의 참여를 확대시켰고, 일반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촌평, 문화평, 현장통신 등 짧은 글을 많이 실은 것도 특기할만하다.

이번 봄호의 머리글은 '21세기, 어떤 시대인가'로 내걸었다. 최원식씨의 '통일시대의 문학', 김상환씨의 '테크놀로지 시대의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과 백낙청.유철규씨의 글을 함께 묶었다. 박상륭 이혜경 공선옥 전성태 하성란 권지예씨의 단편소설도 차분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반면 '문학과 사회'는 다방면의 많은 읽을거리보다는 문학 내적인 측면에 더 치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모더니티와 사랑의 발견'을 주제로한 기획.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가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추적한 두 사람의 글을 실었다. 개화기 소설부터 1930년대까지의 작품들을 신문기사나 논설과 같은 문학 외부의 텍스트와 겹쳐서 읽어가며 자유 연애와 낭만적 사랑이 형성되는 과정과 내적 원리를 재구성한 김동식씨의 '낭만적 사랑의 의미론'과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연애의 변천을 정밀하게 고찰한 김미현씨의 '연애부터 연애까지-해방이후의 연애소설'이다. 김춘수 문인수 박형준씨 등의 신작시와 소설가 김영하씨의 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한 특집, 서정인씨의 신작소설도 눈길을 끌만하다.

'문학동네' 봄호는 현단계의 시와 소설, 비평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풀어낸 특집 '지금 여기, 문학의 자리'로 타 문예지에 맞섰다. 또 소설가 마르시아스 심(심상대)에 대한 작가초상과 작가론, 자전소설 등으로 꾸민 젊은작가 특집과 허만하 고은 박철씨의 신작시, 이혜경 정영문 이지형씨의 단편소설을 실었다.

한편 시 전문계간지 '시와 반시'는 '현대시에 나타난 종교'를 주제로한 기획을 통해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불교, 기독교, 유교의식, 도교적 상상력 등을 짚어보았다. 최재목 고영섭 이용주 이양호 송인창씨의 글을 함께 묶었다. 고정기획물 '시인에게 듣는다'에서는 시인 허만하씨의 시세계를 다루고 시인과의 대담, 작품론, 자선시 등으로 꾸몄다.

또 '시안'은 미당 서정주의 작품세계를 조명한 기획특집과 현역 시인 27명의 신작시 등으로 봄호를 꾸몄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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